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IS 인터뷰] 지면에서 109.92cm 높이, 임현준의 방향성은 제구

왼손 사이드암이라는 생소한을 무기로 올 시즌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임현준. 임현준은 구속이 나오지 않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릴리스포인트를 내리는 결단을 내렸고 아직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배중현 기자

왼손 사이드암이라는 생소한을 무기로 올 시즌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임현준. 임현준은 구속이 나오지 않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릴리스포인트를 내리는 결단을 내렸고 아직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배중현 기자


왼손 사이드암 임현준(31)이 삼성의 '믿을맨'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임현준이 보여 주는 안정감은 대단하다. 27경기에 등판해 3홀드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 중이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88, 피안타율도 0.186로 낮다.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0.303→0.250)도 크게 낮췄다.

가치가 빛나는 것은 불펜 세부 지표인 기출루자득점허용률(IRS)이다. IRS가 고작 8.3%다. 팀 평균(20.8%) 리그 평균(33.1%)보다 훨씬 낮다. 12명의 승계 주자 중 딱 한 명만 득점을 허용했다. 개막 이후 한동안 삼성의 유일한 왼손 불펜으로 어깨가 무거웠지만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 왼손 타자 피출루율이 0.220. 왼손 사이드암이라는 독특함을 성적으로 연결시켰다.

결단이 통했다. 경성대를 졸업한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지명을 받고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2007년 10월에 열린 제41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에서 MVP에 뽑힐 정도로 자질은 충분했다. 그러나 좀처럼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시속 140km를 넘는 것조차 버거웠고, 2015년 가을 오버스로에서 사이드암으로 전환을 선택했다. 선수 생명을 건 도전이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익숙해졌다. 주력 변화구인 커브의 상하 릴리스포인트가 109.92cm에 불과하다. 올 시즌 상하 릴리스포인트가 무려 203cm로 리그 1위인 브록 다익손(SK)과 비교하면 약 93cm가 낮다. 건장한 남자의 허리 높이에서 공이 발사되는 셈이다. 왼손 타자 입장에선 등 뒤에서 공이 날아오는 느낌까지 든다. 그는 "정말 잘한 선택인 것 같다. 당시에는 안 잘리기 위해, 야구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 선택을 한 거였다. 후회는 없다"고 했다.

구속은 여전히 빠르지 않다. 그러나 정확하게 공을 던진다. 시즌 9이닝당 볼넷은 1.69개. 릴리스포인트가 유독 낮은 임현준의 야구 인생은 구속보다 '제구'다.
 
 
리그에 흔치 않은 왼손 사이드암으로 공을 던지는 임현준. 삼성 제공

리그에 흔치 않은 왼손 사이드암으로 공을 던지는 임현준. 삼성 제공


-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은.
"운이 좋다.(웃음) 항상 똑같다. 결과에 신경 쓰는 것보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타자에 집중하려고 했던 게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 평소 생활할 때나 운동할 때 나만의 루틴을 계속 지키면서 절실하게 하다 보니 하늘에서 계속 좋은 결과를 내려 주지 않나 싶다."
 
-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오른손 타자 상대 타율도 꽤 내려갔는데.
"그 부분을 보완하려고 겨울부터 연습하고 연구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니까 좀 더 봐야 한다. 내가 잘하는 것보다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오른손 타자는) 야구를 계속하면서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 한다."
 
- 구종을 좀 더 장착한 것인가.
"첫 번째는 타자를 상대할 때 팔 각도에 변화를 준다. 시선을 좀 더 분산시키기 위한 방법인데, 아무래도 궤적이 달라지니까 구종이 좀 더 늘어난 효과를 느낀다. 타자에게 직접 물어보진 않았는데, 결과가 그렇게 나오더라."
 
- 지난해와 비교하면 일관성이 많이 좋아졌다. 볼넷 허용도 확 줄었는데.
"항상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마운드에 올라간다. 난 원 포인트 릴리프기 때문에 중요한 상황에 왼손 타자를 상대하려고 등판한다. 그 상황에서 볼넷을 주고 내려오면 너무 아쉽지 않나. 유리한 볼카운트로 끌고 가는 부분을 생각하고 타자를 상대한다."
 
- 승계 주자 실점도 굉장히 낮아졌다.
"우리팀 불펜 투수들은 각각 도와주려는 마음이 강해서 그런 것 같다. 오치아이 코치님도 항상 주문하시는 게 불펜 투수들은 개인이 아니며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주자를 놓고 내려가도 다음 투수가 막아 줄 거라는 믿음, 내가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이다."
 
- 개막 이후 한동안 삼성 불펜에서 유일한 왼손 자원이었다. 부담은 없었나.
"부담보다는, 위기 상황에 올라간다는 건 코칭스태프에서 믿고 내보내 주시는 거 아닐까. 감독님이 믿어 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오히려 좋았다. 그런 마음을 갖고 마운드에 올라간다. 부담은 1도 없다. 오히려 불펜에서 대기하다가 '현준이 팔 풀어라'는 전화가 오면 너무 기분이 좋다. 나를 필요로 하는 거 아닌가."
 


- 리그에서 흔치 않은 왼손 사이드암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가.
"최근에는 한두 명씩 나오는 것 같다. 타자들이 많이 상대해 보지 않은 궤적으로 공을 던지는데, 그래서 뭔가 자신감도 생긴다.(웃음)"
 
- 팔을 내린 선택에 후회는 없나.
"없다. 정말 잘한 선택인 것 같다. 당시에는 안 잘리기 위해, 야구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 선택을 한 거였다. 그런데 팔을 내리고 난 뒤 내 야구 인생이 바뀌었다. 구속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빠른 구속으로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는 생각은 많이 줄어들었다. 어릴 때부터 구속이 느린 게 콤플렉스였다. 주변 사람들은 ‘구속이 조금 더 빨라지면 잘될 거다’라고 했는데 ,그걸 신경 쓰다가 밸런스가 흐트러지고 슬럼프가 왔다. 결국 팔을 내리는 상황까지 왔다. 이젠 구속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이 사라졌다. 구속보다는 제구다."
 
- 삼성 불펜이 잘나가는 비결이 있을까.
"선수들 모두 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권)오준 형과 (우)규민 형부터 좋은 말을 많이 해 주시고, 조금 좋지 않을 때는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 주신다. 중간에선 나랑 (장)필준이가 중심을 잡고 그 밑에서 후배들이 잘 따라와 준다. 형들이 씩씩하게 던져 주면 그런 모습에서 나도 힘을 얻는다.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는 느낌이다. 다들 몇 년 동안 2군에서 함께 고생했던 사람들이다. 이를 갈고 있었는데, 이 분위기가 시즌 끝까지 가면 좋겠다."
 
- 시즌 목표는.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 왼손 타자가 나왔을 때 '임현준이 나오면 막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 주는 게 첫 번째다. 좋은 흐름을 계속 유지하면서 오른손 타자를 상대했을 때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