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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막가파 존슨은 안돼"… 차기 영국 총리 불붙는 경쟁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끝내지 못하고 사임을 발표한 테리사 메이 총리 후임을 둘러싸고 영국 집권 보수당 내에서 본격적인 ‘대권 경쟁’이 불붙었다. 26일(현지시간)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보리스 존슨(55) 전 외무장관을 포함해 후보자가 현재까지 8명에 이른다.
보수당 차기 당대표 및 테리사 메이 총리 후임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AP=연합뉴스]

보수당 차기 당대표 및 테리사 메이 총리 후임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AP=연합뉴스]

 
영국 더 타임스에 따르면 고브 환경장관은 이날 오전 웨스트런던에 위치한 자택에서 성명을 통해 “보다 나은 경로를 통해 브렉시트를 수행할 자신이 있다”면서 존슨 전 외무장관에 도전장을 냈다. 전날 맷 핸콕 보건부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총무,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도 경선 합류를 밝혔다. 앞서 존슨 전 외무장관과 제레미 헌트 현 외무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에스더 멕베이 전 교용금융부 장관 등 4명은 이미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후보자가 최대 10여명에 이를 거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영국 언론들은 이미 ‘존슨 대 나머지’의 싸움으로 압축하고 있다. 앞서 더 타임스가 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 10∼16일 보수당원 8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존슨 전 장관은 39%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2위 랍 전 장관의 지지율(13%)의 세배나 됐다. 고브‧자비드‧헌트 장관 등은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10명 중 4명은 메이 총리에 대해 "형편없는 총리"였다고 평가했다. 브렉시트 연착륙을 시도했던 메이 총리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린 이들과 존슨 지지를 밝힌 이들의 숫자가 비슷한 셈이다.
 
지난해 7월 메이 정부의 브렉시트안에 반발해 사임한 존슨 전 장관은 대표적인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 영국의 EU와 완전 결별)주의자로 꼽힌다. 메이 총리 사임 소식이 전해진 후 그의 일성 역시 "합의를 하든 안 하든(deal or no deal) 우리는 10월 31일 EU를 떠날 것이다"였다. 25일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존슨 전 장관은 이날 스위스경제포럼(SEF)에서 연설을 통해 “좋은 합의를 얻기 위해서는 '노 딜'에 대비돼 있어야 한다. 그냥 떠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7년 5월 보리스 존슨이 영국 외무장관으로 재임시에 테리사 메이 총리와 함께 나토 브뤼셀 본부에 나란히 서 있는 장면. 브렉시트 강경파인 존슨은 메이 총리의 제안에 반발해 지난해 7월 사임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7년 5월 보리스 존슨이 영국 외무장관으로 재임시에 테리사 메이 총리와 함께 나토 브뤼셀 본부에 나란히 서 있는 장면. 브렉시트 강경파인 존슨은 메이 총리의 제안에 반발해 지난해 7월 사임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강경 일변도의 자세 때문에 보수당 내 EU 잔류나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 지지파는 그를 부담스러워 한다.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은 이미 존슨이 총리가 되면 내각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노딜 브렉시트를 그렇게 공공연하게 밀어붙이는 이를 위해 일할 수 없다”고 덧붙이면서다. 보수당 의원 60여명이 '원 네이션 컨서버티즘'(One Nation Conservatism) 그룹을 결성, '노 딜'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후보의 당대표 선출을 저지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영국 총리가 되기엔 존슨이 평소 보여온 막말과 편가르기 정치의 위험성이 크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금발 더벅머리에 배낭을 멘 채 자전거 출퇴근을 하는 등 ‘괴짜’ 행보로 유명한 존슨은 ‘보리스 매니아’로 불리는 열성 지지자가 많다. TV 토크쇼에서 거침없는 직설 화법과 유머로 인기를 끌고 이를 바탕으로 런던 시장 연임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가리켜 "부분적으로는 케냐 대통령"이라고 비난하고 부르카를 입은 무슬림 여성의 모습을 '우체통' '은행강도'로 묘사하는 등 인종‧종교차별적인 ‘망언’을 일삼아 종종 논란에 휩싸인다. 
 
영국 언론은 EU 탈퇴와 잔류 지지자 간 합종연횡이 보수당 당대표 경선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선은 6월 셋째주 시작돼 6월 말까지 최종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한 뒤, 약 한 달간 전국 보수당원 투표를 통해 차기 총리를 확정한다. 메이 총리는 6월 7일 정식으로 당대표에서 물러나지만 경선이 끝날 때까지 총리직은 수행할 예정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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