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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의대 정원 2배 이상 확 늘려야 한다

신현호 법률사무소 해울 변호사·법학박사

신현호 법률사무소 해울 변호사·법학박사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서 외과 의사가 없어 응급수술을 받지 못한 두살배기가 10여 군데 의료기관에서도 진료 거절을 당한 끝에 사망한 일이 있었다. 산부인과 의사가 없어 원정 출산을 하거나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없어 수술을 포기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집단 사망할 때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자리를 비웠다. 의사들이 경제적 유인이 큰 미용 성형 분야로 몰리면서 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6년 기준으로 인구 1000명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의사 수는 3.4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9명(한의사 제외)에 불과하다. 의사의 절반인 49.2%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의과대학 정원은 2000년 3273명이었으나, 2006년 객관적 근거 없이 3058명으로 줄인 후 지금까지 동결돼 나타난 부작용이다. 간호사가 부족하여 간호대 정원을 2006년 1만1147명에서 2016년 2만3100명으로 2배 이상 늘렸지만, OECD 평균(9.5명)의 71.6%(6.8명)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의대 정원을 2배 늘려도 OECD 평균에 맞추려면 30년 이상 걸린다.
 
건강보험급여 확대와 중증 치매 국가 책임제를 핵심으로 하는 문재인 케어가 적용되면 의료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케어가 정착하고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의료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금 입학한 의대생은 10년 후에나 임상 의사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어 정원 확대에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임상 이외에 의공학·제약·보건행정·언론·IT산업 등 비 임상 분야에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2배 이상의 의대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
 
식민지에서 독립해 3만 달러 이상 선진국으로 성장한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최빈국 대한민국이 1960~70년대 의류·선박·자동차·전자산업 발전을 통해 비약적 발전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화학 투자와 더불어 화공·조선·기계·전자공학 인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였기 때문이다. 의료를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면 인적자원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  
 
의료는 평균 수명 증가와 소득 증대,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시장이 넓어지고 있어 많은 나라가 거시경제 목표로 설정하고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풍부한 인적자원, 뛰어난 의술, 건강보험으로 의료산업이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확실한 기초가 있다. 대통령의 정책 집행 의지만 있다면 곧바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대학 진학률이 69.7%인 한국은 의료인을 집중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충분하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17년 대졸 계열별 취업 현황에 따르면 인문계 56%, 사회계 62.6%, 공학계 70.1%, 의약계열 82.8%로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한 대학 자연계 학생들이 인문계 학생들에게 “인문 캠퍼스에서는 치킨집 사업 배운다던데”라는 비하 현수막을 내걸었고, 인문계는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며 자조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의대 정원을 늘리지 못한 이유는 대통령의 현실 인식 부족과 법령 때문이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8조 4항은 의학계 대학 증원 시 교육부 장관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협의하게 되어 있다.  
 
이 조항을 삭제하여 교육부 장관이 시장 경제 동향과 학생 선호에 따라 의학계 정원을 늘릴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의학계의 정원 확대는 문재인 케어 정착, 의료의 신성장동력 산업화,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학 인력의 대량 증원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신현호 법률사무소 해울 변호사·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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