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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 초범이라 봐주는데 일본선 재판 회부

‘민중의 지팡이’라는 한국의 경찰은 거리의 주취 난동부터 각종 집회·시위 현장에 이르기까지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는 신세가 됐다. 전문가들은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에 금이 가면서 자연스레 공권력이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한다.
 
머리 맞는 경찰. [연합뉴스]

머리 맞는 경찰. [연합뉴스]

실제 최근 몇 달 동안에도 경찰은 각종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버닝썬 사건’에 전·현직 경찰들이 연루됐고,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 경찰을 동원해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구속됐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경찰이 권력에 편승해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한 게 문제가 됐고, 최근엔 부패하거나 무능한 경찰의 이미지가 더해졌다”며 “경찰의 자부심을 끌어올릴 방안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존중할 만한 모습을 경찰 스스로 갖추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팀장은 “공권력 강화를 거론하기 이전에 경찰이 자초한 불신부터 극복하는 게 우선”이라며 “결국 공권력이라는 것은 국민과 경찰의 신뢰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최근 일련의 사태 속에 경찰이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경찰의 입장이 정권에 따라 바뀌는 것도 신뢰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2016년)과 용산참사(2009년) 등 논란이 된 사건에 대해 정당한 집행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런데 이번 정부가 들어선 뒤엔 두 사건에 대해 경찰청장이 직접 사과하는 방식으로 태도를 바꿨다.
 
경찰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인권친화적인 경찰’로 거듭나려는 시도라고 주장하지만 되레 ‘소극적이고 힘 없는 경찰’이라는 비판의 화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승재현 팀장은 “한국 경찰에 모범적인 공권력이라고 부를 만한 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강력 사건부터 주취 난동, 집회·시위에 이르기까지 상황에 맞게 공권력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는 매뉴얼부터 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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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선 “원칙대로 법 집행을 하고 싶어도 그럴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온다. ‘과잉 진압했다는 논란은 피하자’는 분위기가 커졌다는 것이다. 형사과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한 경찰관은 “동료들 사이에서 ‘뺨 한 대 정도는 맞더라도 일단 참고 보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라며 “집회·시위, 각종 출동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데 어떤 경찰이 제대로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일부 시위대나 주취자들을 보면 ‘한번 건드리기만 해 봐라’는 식으로 나오는데, 경찰은 ‘논란을 만들지 말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며 “일단 인권침해 논란이 터지면 경찰 수뇌부에서 책임져 주는 것도 아니고, 해당 경찰이 징계나 여론 비난을 다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데 적극적으로 나설 경찰이 어디에 있겠느냐”고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권력이란 건 특정 집단이나 개인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한 질서 유지 수단”이라며 “공권력 집행의 당사자인 경찰의 권위가 떨어지는 건 결과적으로 국민 모두에게 손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국희·편광현·남궁민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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