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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표 유토피아…400조짜리 녹색 신도시 ‘슝안신구’

지난 4월 1일 촬영한 슝안신구 항공사진. 도시 한 가운데 바이양뎬 호수가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4월 1일 촬영한 슝안신구 항공사진. 도시 한 가운데 바이양뎬 호수가 있다. [신화=연합뉴스]

스탈린 사후 중·소 관계가 나빠졌다. 이념 분쟁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사회주의 국가의 리더가 되고자 했던 마오쩌둥의 야심이 작용한 측면이 컸다. 중국은 이제 사회주의 국가의 맏형이 됐다. 다음 목표는? 글로벌 리더다. 실현 가능성은 차치하고 중국은 실제 그런 꿈을 꾼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워 자국 이익만 좇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더는 세계의 지도자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세계의 패권을 둘러싼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세상의 중심’으로 거듭나려는 중국꿈(中國夢)이 자라는 곳이 있다. 그 현장을 찾아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100여 Km를 달렸다. 공사가 한창인 슝안신구(雄安新區)가 주인공이다. 허베이성의 슝(雄)현과 안신(安新)현, 룽청(容城)현 등 세 곳을 하나로 묶어 개발하는 신도시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중국은 슝안신구 건설을 두 개의 ‘대(大)’자를 붙여 설명한다. ‘천년대계(千年大計)’이자 ‘국가대사(國家大事)’라고. 중국의 명운을 바꾸는 건 물론 인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사업이라는 야망이 담겼다. 슝안신구 건설은 개혁·개방을 가져온 덩샤오핑의 선전(深圳)특구, 상하이를 금융중심으로 탈바꿈시킨 장쩌민의 푸둥(浦東)신구 건설에 이어 시진핑 시대를 상징하는 대공사다. 400조원 이상이 투입된다고 한다.
2017년 2월 바이양뎬 호수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천년대계'이자 '국가대사' 프로젝트로 슝안신구 건설을 확정했다. [슝안=유상철 기자]

2017년 2월 바이양뎬 호수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천년대계'이자 '국가대사' 프로젝트로 슝안신구 건설을 확정했다. [슝안=유상철 기자]

슝안신구는 왜 시진핑이 글로벌 리더의 꿈을 키우는 곳으로 주목받나. 세계를 이끌 지도자가 되려면 세상의 고민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 시진핑은 중국의 지혜가 집약된 이상적 도시 건설로 인류의 고민 중 하나인 대도시병 극복의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치 평론가 장리판은 “시 주석은 중국 모델의 보급을 꿈꾼다. 중국의 지혜로 인류의 문제를 해결해 인류운명공동체를 만들고 싶어한다. 그게 슝안신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 말한다. 어떤 신도시를 만들길래 이런 말이 나오나. 지난해 4월의 ‘슝안신구 규획요강’과 1월에 나온 ‘슝안신구 총체계획’을 보면 슝안신구의 목표는 2035년까지 녹색과 혁신, 스마트(智能) 3대 기능을 갖추고 인류발전의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될 모범도시 건설이다.
슝안신구 건설 현장에 투입된 무인 청소차 와샤오바이가 거리를 닦고 있다. [슝안=유상철 기자]

슝안신구 건설 현장에 투입된 무인 청소차 와샤오바이가 거리를 닦고 있다. [슝안=유상철 기자]

중국 바이두가 출시한 7~8인 탑승의 무인소형버스 아보룽은 운전기사 없이 운행된다. [슝안=유상철 기자]

중국 바이두가 출시한 7~8인 탑승의 무인소형버스 아보룽은 운전기사 없이 운행된다. [슝안=유상철 기자]

특히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강조한다. 쑹타오 슝안신구공공복무국 부국장은 “1770㎢의 부지(서울의 약 세 배) 중 건설은 30% 이내로 통제되고 70%는 숲과 호수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오염된 담수호 바이양뎬(白洋淀)을 살리기 위해 멀리 400Km 떨어진 황허(黃河)의 물을 끌어다 쓰고 있다. 1년 반 애를 쓴 끝에 아무 곳에도 쓸 수 없다던 바이양뎬 호수는 이젠 물고기가 놀 정도가 됐다.  
 
도심 스카이라인도 제한한다. 쑹 부국장은 “45m 이상 건물은 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무나 살 수도 없다. “전체 인구가 500만 이하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기오염 예방을 위해 친환경 차량이 운행된다. 이미 유명 관광지가 된 슝안신구 시민복무중심 옆길을 사람 키 반만 한 무인 청소차 ‘와샤오바이(蜗小白)’가 쓸고 있다.
 
그 앞엔 바이두(百度)가 출시한 7~8인 탑승의 무인 소형버스 ‘아보룽(阿波龍)’이 기다린다. 녹색의 도시를 만들기 위한 ‘천년수림(千年秀林)’ 프로젝트도 한창이다. 지난 1년 반 동안 17만무(亩, 1무=666.6㎡)에 12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친환경을 강조하는 슝안신구 건설 이념에 따라 지난 1년 반 동안 이미 12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천년수림 프로젝트로 한창이다. [슝안=유상철 기자]

친환경을 강조하는 슝안신구 건설 이념에 따라 지난 1년 반 동안 이미 12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천년수림 프로젝트로 한창이다. [슝안=유상철 기자]

1만 3500여 개의 오염물질배출 기업은 정리됐고 첨단산업의 연구개발부서 이주가 권장된다. “이미 2600여 개 기업이 입주 신청을 했다”고 쑹 부국장은 밝혔다. 슝안신구는 베이징의 수도 기능 중 교육과 의료, 금융, 제조업 등을 맡는다.  
 
부동산 매매는 이뤄지지 않는다. 임대만 가능할 것이라 한다. 슝안신구가 인류의 새로운 실험이 될 것이란 말을 듣는 이유다. 류즈친 중국인민대학 중양(重陽)금융연구원 고급연구원은 “슝안신구는 공산주의 실험의 밭(試驗田)”이라고 말했다.
 
“슝안신구는 계층 구별이 없이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복지를 누리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는 공산주의의 특징인 ‘평균’ 개념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선전이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상하이가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완성했다면 슝안은 사회주의가 공산주의로 전환하는 것을 보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은 슝안신구 건설에 중국의 지혜를 녹이려 한다. 작가 주융에 따르면 “중국은 과거 도시를 건설할 때 중심대(中心臺)를 세워 도시 전체의 기하학적 중심으로 삼았다”. 중축선(中軸線) 개념이다. 베이징의 동서를 구분하는 게 바로 이 중축선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글로벌 리더로 발도움하고자 건설하고 있는 슝안신구 현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외국기업은 맥도널드와 스타벅스 등 미국을 상징하는 업체다. [슝안=유상철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글로벌 리더로 발도움하고자 건설하고 있는 슝안신구 현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외국기업은 맥도널드와 스타벅스 등 미국을 상징하는 업체다. [슝안=유상철 기자]

베이징 외성의 남쪽문인 영정문에서, 내성의 정양문, 황성의 천안문, 자금성 정문인 오문을 거쳐 북쪽의 고루와 종루까지 8Km를 직선으로 관통한다. 왕조의 주요 건물은 모두 이 중축선상에 위치해 천하의 중심임을 자랑한다.  
 
‘슝안신구 규획요강’은 “남북 중축선과 동서 중축선을 돌출시켜 역사를 전승하는 토대에서 미래를 연다는 설계이념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슝안신구에 중축선 개념을 넣은 건 ‘천하의 중심’이 되고자 함이다. 공산주의 이상을 실현하는 신도시가 2035년 모습을 드러낼 즈음 시 주석은 과연 글로벌 리더가 돼 있을까? 시간이 답일 것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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