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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게임 질병화, 무엇이 문제인가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의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ICD-11) 등재가 확실해졌다. 게임이용에 관한 질병화는 전문가들의 의사소통과 연구를 촉진하는 장점이 있지만, 장점을 퇴색시키는 심각한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우선 게임이용장애를 진단하기 위한 기준과 근거가 너무 모호하다. 첫째, 게임에 대한 조절력(control) 상실. 둘째, 다른 일상생활에 비해 현저하게 게임을 우선시하는 것. 셋째는 부정적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지속적으로 게임을 해 주요한 일상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 등 핵심적인 3가지 특성이 12개월 이상 나타나야 게임이용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면 타당해 보이지만 게임의 자리에 쇼핑·낚시·드라마·SNS 등 어느 것을 대입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게임이용장애의 상위 범주는 ‘중독적 행동으로 인한 장애’다. 그런데 수많은 게임중독 주제의 연구들에서 중독의 핵심적인 특성인 금단현상·내성·갈망이 확인되지 않았다. 즉 중독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 핵심특성이 게임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2018년 발표한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게임이 확산된 최근 10년 동안 청소년의 음주와 흡연율은 감소하고 우울증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때문에 젊은이들이 망가지고 있다는 고정관념과는 정반대의 결과로 조사된 바도 있다. 게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대하기 어려운 의료현실에서 게임이용장애 진단기준만으로는 평범한 아이를 환자로 구분할 위험성이 너무 크다.
 
실제 원인이 아님에도 어떤 사회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여 비난하는 현상을 도덕적 공황이라 부르는데, ICD-11의 게임이용장애 진단기준이 도박장애와 동일하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아닌 도덕적 공황의 가능성이 있다. 도박과 게임은 분명하게 다르다. 도박이 법률적으로 엄격하게 규제되는 사행산업이라면 게임은 종합예술로 진흥의 대상인 문화산업이다.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결정은 모든 나라에서 받아들일 의무는 없는 가이드라인의 성격을 갖는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실정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최소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이 시간 동안 게임의 잠재력과 게임이용의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도출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왜냐하면 게임은 젊은이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의 문화와 산업 즉 삶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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