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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만 의식, 경찰주장 편승해 檢해체" 비판메일 보낸 울산지검장

송인택 울산지검장이 지난해 10월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검찰청에서 열린 '2018 국정감사'에서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송인택 울산지검장이 지난해 10월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검찰청에서 열린 '2018 국정감사'에서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송인택(56‧사법연수원 21기) 울산지검장이 26일 국회의원 300명에게 e메일을 보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원 300명에게 수사권 조정안 비판 메일 
송 지검장은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 개혁 건의문’이라는 제목의 서신을 통해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지 덮을 수 있어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돼 돈을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검찰 개혁안은 국민에게는 불편과 불안을 가중시키고 비용은 늘어나게 한다”며 “수사기관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제도 잘못으로 인해 진실과 다르거나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됐는지는 의문”이라고 적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2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검찰총장 후보자 후임 추천은 이날 마감됐다. 김상선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2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검찰총장 후보자 후임 추천은 이날 마감됐다. 김상선 기자

 
송 지검장은 “어떤 수사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벌어졌고, 검찰이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 것인지에서부터 개혁의 논의가 시작되고 처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다.  
 
"특수·공안 사건 청와대 보고 고리 끊어야" 
특히 특수나 공안 사건 중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 사건을 대검찰청(대검)과 법무부를 통해 청와대로 보고하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수나 공안 사건 중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 사건에서 수사의 개시와 진행 및 종결에 대한 결정이 주임검사 단독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다”며 “부장검사와 차장검사 및 검사장의 결재를 거쳐서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대검의 사전 지휘를 받게 돼 있고, 압수수색 영장의 청구나 사람의 소환은 물론 수사에 착수할 것인지 여부도 대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며 현재 검찰 상황을 설명했다.  
 
송 지검장은 “더 나아가 그러한 사건에서 대검은 일선의 수사 상황을 법무부에게 보고하고, 법무부는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에 보고한다”며 “이러한 풍토 속에서 내 편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 받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진행되도록 과연 놔두었던 적이 있었는지 정치권력도 스스로 반성하고 국민에게 양심 고백을 해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 지검장은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 장관은 정권에 의해 발탁되며 언제든지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하는 자리”라며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아무런 개혁 방안도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돼 버렸다”고 적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을 방문하여 임관 8년 차 검사들에게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사진 법무부 제공]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을 방문하여 임관 8년 차 검사들에게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사진 법무부 제공]

 
또한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하여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 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이라며 “‘이 한 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해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법무부 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어 “바늘 도둑은 가진 것이 없다보니 주거가 부정으로 구속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도망의 염려가 없다고 소도둑도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적용하여 구속영장을 기각함으로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도 현실은 이렇다 할 불복 방법이 없다”고도 적었다.  

 
"검찰총장, 외부 인사 앉혀야" 
송 지검장은 이를 막기 위해 수사에 대한 사전지휘를 없앤 검찰총장 자리에 현직 검사가 아닌 외부 인사를 앉히고, 1심 판결 이후 수사한 검사에 책임을 묻는 제도 도입 등을 건의했다. 그는 “대통령이 검사 인사에서 손을 떼고 장관이나 총장이 전횡할 수 없도록 프랑스 등 외국처럼 독립적 위원회에 검사에 대한 인사를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관의 지시에 굴복해 부당하거나 인권 침해 수사가 벌어진 경우에는 그 검사를 문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도입돼돼야 한다”고도 했다. 

 
울산지검은 현재 경찰 내에서 수사권 독립을 주도하던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송 지검장의 e메일이 검찰 위주 주장이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송 지검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황 청장과 개인적 관계는 전혀 없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은 초임검사가 공판검사가 되면 이해하듯, 증거법에 대한 이해로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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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