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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 못 찾는 '타다' 논쟁···누가 국토부 탓만 하나

“타다를 둘러싼 논란 속에 정작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보이지 않는다.”

 
 최근 ‘타다’ 등 승차공유 서비스를 둘러싼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 사이의 논쟁 속에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다. 타다를 가장 반대하는 분야가 택시이고, 그 택시의 주무부처가 국토부인데도 별다른 입장이나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현장에서]
승차공유 허용 놓고 정부, 업계 공방
주무 부처인 국토부에 비판 쏟아져

우버 등 허용은 전 세계적 논란거리
장점도 많지만 사회적 논란도 많아

국토부에만 떠넘겨선 해결 어려워
정권, 업계 모두 머리 맞대고 풀어야

 
개인택시 기사들이 '타다 퇴출' 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택시 기사들이 '타다 퇴출' 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또 하나 나오는 게 정부, 특히 국토부가 외국에서는 잘 나가고 있는 승차공유 허용을 놓고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 600개 도시에서 하고 있는 승차공유를 국토부가 택시업계 등의 눈치를 보느라 우리만 허용하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차량공유, 승차공유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분야 중 하나인 건 사실이다. 미국의 우버나 리프트, 동남아의 그랩 등이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한 것도 맞다. 이들은 차량공유, 승차공유를 통해 얻은 소비자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사업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우버가 몇 년 전 들어왔다가 택시업계 반발에 사실상 퇴출당하고, 그나마 버티고 있는 ‘타다’ 마저 표적이 되고 있는 우리로서는 상당히 부러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나” 하며 화가 나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논란 속에 우리가 잊고 있거나, 잘 모르고 있는 건 없는지 한번 돌아봐야 한다. 우선 우버나 그랩 등이 성공한 도시와 서울을 비교해봐야 한다. 우버나 그랩이 성공한 도시에 비해 서울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이 상당히 잘 갖춰져 있고 택시 공급량도 적지 않다.  
최종구 위원장(左), 이재웅 대표(右) 는 최근 승차공유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중앙포토]

최종구 위원장(左), 이재웅 대표(右) 는 최근 승차공유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중앙포토]

 
 국토부 등에 따르면 국내의 택시 수는 약 25만대이며 이 중 20%에 해당하는 5만대가량이 공급초과다. 서울은 이보다는 적지만 16%가량인 1만 2000대가량이 적정공급량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통근 시간대, 심야 시간대에 승객들이 원하는 만큼 택시가 운행되지 않는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수요보다 택시가 많은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 타다를 비롯한 대부분의 승차공유 스타트업은 수요가 있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택시와 충돌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법인택시는 물론 개인택시 모두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개인택시는 면허 값이 30% 넘게 떨어졌다.  
 
 게다가 국내 택시의 수준 낮은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까지 더해지면서 택시는 설 자리가 더 없어졌다. 스스로 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 향상 노력이 부족했던 택시업계로서도 반성할 점이 많은 부분이다.  
 
타다는 친절한 서비스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타다는 친절한 서비스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하지만 무조건 승차공유를 허용하고, 택시업계는 알아서 생존하라고 주장하는 것도 비합리적이다. 택시는 수십 년간 나름의 면허체계와 법적 관리를 통해 운영돼 왔다. 개인택시 역시 지자체별로 정해진 규정에 따라 제한적으로, 합법적으로 면허가 발급됐다.  
 
 그런데 이런 체계를 무너뜨리고 누구나 자신의 차 또는 렌터카를 이용해 돈을 받고 승객을 실어나르는 승차공유 서비스가 갑자기 등장했으니 기존 택시업계로서는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건 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뉴욕에서는 우버의 등장 이후 여러 명의 택시 기사가 목숨을 끊었고, 남아공에서는 우버 기사와 차량에 대한 기존 택시 기사들의 물리적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저간의 사정을 따져보면 승차공유 도입을 위해선 기존 법적 체제에 따라 수십 년 간 운영해온 택시업계를 설득해야만 한다. 승차공유도 도입하면서, 택시의 생존권도 어느 정도 지켜줘야만 한다. 문제는 이게 말로만, 설득으로만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택시 면허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감차하던지, 법인택시의 월급제를 법제화하던 결국 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개인택시면허를 매입해 줄이는 방식은 상당한 돈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지자체와 개인택시연합회 차원에서 비용을 들이고 있지만, 시장가격보다 워낙 낮은 매입가 탓에 별 효과가 없다.  
 
 시장가격을 맞춰주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이 돈을 어디서 가져올지가 숙제다. 만일 정부 차원에서 재원을 투자한다고 하면 그건 국토부의 권한을 떠난 일이다. 나라 곳간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 권한이다. 법인택시 월급제 역시 국회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줘야만 가능하다.  
 
 또 현행법상 택시 관련 각종 권한은 상당 부분 지자체에 이관돼 있다. 시장이나 도지사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금은 지자체의 움직임이 너무 조용하다.  
 
 그리고 이러한 논란 속에 승차공유 업계 역시 기존 택시 산업 또는 기사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려는지 밝혀야 한다. 무조건 정부가 왜 일을 안 하고 있냐고 불만만 터뜨릴 게 아니다. 기존 택시업계가 무너지면 택시기사들은 사실 갈 곳이 달리 없다는 관측이 많다.  
 
 일자리를 잃은 기사들을 승차공유 업계에서 흡수하면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얼핏 그럴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간단치 않다. 현재 택시 기사들은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4대 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승차공유 기사들은 사실상 프리랜서, 개인사업자다. 우버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의 우버기사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미국의 우버기사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일자리는 가질 수 있지만, 그 ‘질’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우버 기사들이 종종 우버 본사나 지사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것도 처우 문제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를 조금이나마 낮추려면 승차공유 업계도 책임 있는 자세와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승차공유를 둘러싼 현장은 이처럼 복잡하다. 단순하게 한 두 가지 대책으로, 특정 부처 하나의 개인기로 시원하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보다 앞서 승차공유를 도입한 나라들도 여전히 속시원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국토부 탓만 할 게 아니라 관련 부처는 물론 여당과 청와대까지 나서서 범 정권 차원에서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청와대가 일머리를 틀어쥐고 나서야 한다. 지금처럼 국토부만 바라보고 있을 때가 아니란 거다.
 
 국토부 탓하며 면피하기는 쉽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정부, 지자체, 승차공유 업계, 택시 업계 모두 머리를 맞대고 진솔하게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면피는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해결책은 결코 아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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