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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종합IS] #韓최초 #만장일치 #송강호 '황금종려상 봉준호' 100년만의 기적



"판타지 영화 같아요"

25일 오후 7시15분(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는 제72회 칸국제영화제(72th Cannes Film Festival) 폐막식이 진행됐다. 폐막식에서는 황금종려상(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 감독상, 남·여주연상, 각본상 등 올해의 수상작과 수상자를 발표했다.

영예의 황금종려상은 한국 영화 '기생충(PARASITE·봉준호 감독)'에게 돌아갔다. 한국 영화사 100년만에 일어난 최초의 일이자, 살아있는 전설의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봉준호 그리고 '그의 동반자' 송강호가 기어이 해냈다.

그동안 칸영화제 주요 부문을 수상한 한국 영화는 2002년 제55회 '취화선' 임권택 감독의 감독상을 시작으로 2004년 57회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 심사위원대상, 2007년 60회 '밀양' 전도연 여우주연상, 2009년 62회 '박쥐' 박찬욱 감독 심사위원상, 2010년 63회 '시' 이창동 감독 각본상을 받았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수상은 한국 영화로는 10년 만, 6번째 주인공으로 역사에 기록되게 됐다.

특히 올해는 한국 영화사 100주년이 된 기념비적인 해로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최근 한국 영화의 발전이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지만 세계 최고 영화제 최고상은 그림이 떡처럼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봉준호는 역시 봉준호였다. 네임밸류에 비해 수상의 기회가 적어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봉준호 감독은 한 방으로 100년만의 기적을 이끌어 냈다.
 
봉준호 감독은 시상자인 배우 카트린 드뇌브와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건네는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고 "이런 상황을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불어 소감 준비를 못 했다. 불어 연습은 제대로 못 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 큰 영감을 준 앙리 조루즈 클루조,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드린다"는 소감으로 운을 뗐다. 

이어 "'기생충'은 영화적으로 큰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은 나와 함께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나는 그냥 12살의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 이 트로피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감사하다"고 영광의 순간을 표현했다.

이와 함께 봉준호 감독은 "이 자리에 함께 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나의 동반자인 우리 송강호의 멘트를 꼭 이 자리에서 듣고 싶다"며 송강호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이에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열정을 가르쳐 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 모든 배우분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는 말로, 대한민국 모든 배우들에게 감사의 뜻을 돌려 명불허전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서 위엄을 뽐냈다.
 
이로써 칸영화제는 71회 일본 '만비키 가족(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아시아권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수여하는 파격을 감행했다. 무엇보다 '기생충'은 수상작으로 호명되기 전 "심사위원 만장일치"라는 설명이 덧붙여져 감동에 감동을 더했다. 심사위원장 이냐리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무척 유니크한 경험이었다. 우리 심사위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극찬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개막작 '더 데드 돈트 다이'(짐 자무쉬 감독), 한국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과 함께 '레 미제라블'(래드 리 감독) '바쿠라우'(클레버 멘도나 필로·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 '아틀란티크'(마티 디옵 감독) '쏘리 위 미스드 유'(켄 로치 감독) '리틀 조'(예시카 하우스너 감독)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더 와일드 구스 레이크'(디아오 이난 감독) '더 휘슬러'(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감독)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셀린 시아마 감독) '어 히든 라이프'(테렌스 맬릭 감독) '영 아메드'(장 피에르 다르덴·뤽 다르덴 감독) '프랭키'(아이라 잭스 감독)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마티아스&맥심'(자비에 돌란 감독) '오 머시!'(아르나드 데스플레친 감독) '더 트레이터'(마르코 벨로치오 감독 '메크툽, 마이 러브: 인터메조'(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 '잇 머스트 비 해븐'(엘리아 술레이만 감독) '시빌'(쥐스틴 트리에 감독) 등 21편의 작품이 진출한 것.

때문에 경쟁부문 라인업이 발표된 후 곳곳에서 "'기생충'이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기생충'은 어마어마한 작품들 사이에서 어마어마한 상을 받아 내고야 말았다. 잠 못 드는 밤. 칸 현지에서도, 국내에서도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에 대한 축하인사는 새벽내내 쏟아졌다.
 

황금종려상 수상 직후 송강호와 함께 현지 프레스센터를 찾은 봉준호 감독은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이런 현상은 월드컵 쪽에서 벌어지는건데 쑥스럽지만 너무 너무 기쁘다. 기쁨의 순간을 지난 17년간 함께한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하고 있어서 더 기쁘다"고 흥분된 마음을 고스란히 전했다.

또 "현실적으로 머리가 멍한 상태다. 이게 약간 판타지영화 같은 느낌이다. 평소에는 사실적인 영화를 찍는데 지금은 판타지 영화같다"며 "수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차례로 발표를 하니까 뒤로 갈수록 마음은 흥분되는데 현실감은 점점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우리만 남은 건가' 했을 땐 강호 선배와 보면서 '이상한 기분이다' 싶었다. 그리고 수상이 발표됐을 땐 '고국에 돌아가 돌팔매를 맞지는 않겠구나' 싶어 안도했다"고 회상했다.

송강호 역시 "위대한 감독들이 함께했는데 안 불리면 안 불릴 수록 점점 기분이 좋아졌다. 긴장한 채로 바들바들 떨면서 기다렸던 것 같다"며 "수상권 진입이나 다름없는, '폐막식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이날 낮 12시41분에 받았다. 12시부터 1시 사이에 연락이 온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40분 동안 피를 말렸다.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기쁨에 웃음을 더했다.

'기생충'은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 영화이자, 송강호·이선균·조여정·최우식·박소담·장혜진·이정은 등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열연했다. 국내에서 30일 개봉한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 수상자(작) 
황금종려상= 봉준호('기생충') 
심사위원대상= 마티 디옵('아틀란틱스')
심사위원상= 래드 리('레 미제라블')·클레버 멘돈사 필로('바쿠라우')
감독상= 장 피에르 다르덴·뤽 다르덴('영 아메드')
남우주연상= 안토니오 반데라스('페인 앤 글로리')
여우주연상= 에밀리 비샴('리틀 조')
각본상= 셀린 시아마('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
특별언급상= 엘리아 슐레이만('잇 머스트 비 헤븐')
황금카메라상= 세자르 디아즈('Our Mothers')
단편 황금종려상=바실리 케타토스('더 디스턴스 비트윈 어스 앤드 더 스카이')
단편 특별언급=아구스티나 산 마틴('몬스트루오 디오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칸(프랑스)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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