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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한국의 재생에너지 40% 목표 충분치 않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 불명예...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 노력해야
 

사진:전민규 기자


정부는 4월달 19일 내놓은 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에서 현재 7%대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40%가까이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정부 스스로 “도전적인 목표”라고 밝혔을 만큼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그러나 2040∼2050년 7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유럽의 재생에너지 비중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전환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국제본부 공동 사무총장도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다. 14일 신라호텔에서 만난 그는 “주요 선진국과 유력 정보통신기업들이 재생가능에너지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이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놀랍다”며 “다른 나라들은 (기후변화가) 큰 문제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이 세계에서 7번째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고, 대기오염도 심각하기 때문에 한국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가 최근 상당히 도전적인 에너지계획을 발표했다.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야심찬 목표는 아니다. 한국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분히 전환할 수 있다. 세계 35개 나라가 100%를 목표로 한다고 선언한 데 비하면 충분하지 않다. 독일·덴마크·인도는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30~70%다. 스탠퍼드대 마크 제이콥스 교수가 한국의 재생가능에너지 관련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그 결과를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
 
 
스탠퍼드대 마크 제이콥슨 교수 연구팀은 2017년 “한국이 2050년까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토지 면적이 9.26%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모건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나라가 경제 발전을 이룬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국 기업이 혜택을 볼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지난해 태양광 셀·모듈에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해 첫해 30%, 2년차 25%, 3년차 20%, 4년차 15%의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인도·중국·이탈리아 등도 자국 태양광 산업을 키우기 위해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원자력발전처럼 과도기 단계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이에 반대하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중간 에너지원은 필요 없다. 한국의 탈원전 정책은 앞으로 60년 동안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허용한다. 국제 컨설팅 회사인 라자드는 원자력의 발전원가가 태양광보다 4배 더 비싸다고 분석했다. 원자력발전은 사양산업이다.”
 
 
한국의 평지 면적이 국토의 30%에 불과하기 때문에 마크 제이콥스 교수가 얘기하는 토지 면적의 9.26%는 실제로는 막대한 면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라자드의 태양광 발전원가 계산도 미국 서부 사막 기준이라서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 측은 “제이콥스 교수의 연구는 급경사 지역, 문화재 보존구역을 제외하는 등 여러 조건을 모두 반영해 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했다. 미국은 플라스틱 관련 협약에도 불참하는 등 거침이 없다.
 
 
“우선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기후변화 대응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얘기하고 싶다. 세계 정상들은 지난해 12월 파리기후협약 규칙서(Rule book)에 사인했다. 유럽과 아프리카는 굉장히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모잠비크를 휩쓴 사이클론, 미국 대륙을 휩쓸고 지나간 허리케인처럼 자연재해 강도가 세지고 있는 게 기후변화의 결과다. 한국도 지난해 111년 만에 가장 심각한 폭염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이후 미국의 지자체·교육기관 등 다양한 집단이 모여서 ‘우리는 여전히 가입해 있다(We are still in)’는 캠페인을 벌였다. 총 3783개 단체가 참여했다. 2020년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들도 모두 파리협약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공화당 정부가 정권을 잡을 때마다 환경과 관련해서 지금과 비슷한 입장을 취해왔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정권에 따라 접근이 다르다. 환경 문제가 정치적 입장이나 이슈와 같이 움직이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현행 에너지 체제에 속한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정당이 이길 수 있도록 정치후원금을 낸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한국에도 석탄이나 원자력 에너지 체제에서 경제적으로 이득을 보는 힘센 집단이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이런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한국은 직접적인 이득을 보는 곳이 정부의 영향 아래 있다.
 
 
“변화는 어렵다. 지금까지 공기업 에너지 체제 안에서 이득을 보던 석탄·원자력 업계 뒤에는 굉장히 많은 이익관계가 존재한다. 이를 한번에 깨는 것은 웬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있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한국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권력과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이기 때문이다.”
 
 
모건 사무총장은 삼성이 최근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점을 높게 샀다. 그는 “삼성이 유럽연합(EU)이나 미국처럼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이 현대화된 나라에서는 약속을 이행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에너지 체제가 미흡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인터뷰 당일 아침 삼성의 고위 관계자를 만나 약속이 이행될 수 있도록 당부했다며 “이게 그린피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국에는 기업이 공장을 돌릴 수 있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부족하다는 말인데, 삼성의 공장이 있는 베트남은 어떤가.
 
 
“그보다는 삼성이 한국에서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BMW나 폴크스바겐처럼 해외에선 많은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쓰겠다고 선언했고, 하청 업체에게도 사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 보급률이 낮고 구매 제도도 없다면 한국에 공장을 세우려는 글로벌 기업은 없을 것이다.”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높다는 건 오해
 
 
그린피스는 한국의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서울사무소 직원은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이 사용량이 무척 많고, 배달음식 포장재에서 나오는 플라스틱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사람들이 오해하는데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높지 않다. 우리는 이를 ‘재활용 신화’라고 부른다.”
 
 
그래도 한국은 최소한 재활용은 하지 않나?
 
“재활용품 분리 수거가 잘 되는 것이 재활용이 잘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은 한번 사용하고 버리도록 제작해 품질이 낮아, 애초에 재활용이 어렵다. 미국도 하와이에서 2020년까지 가게에서 플라스틱 봉투를 주는 걸 금지하기로 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과 포장재 사용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를 시작해야 할 때다.”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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