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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품송 후계목은 천연기념물 아냐"…일반 분양 이뤄질 듯

충북 보은군 상판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정이품송. [중앙포토]

충북 보은군 상판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정이품송. [중앙포토]

 
'천연기념물 장사' 논란에 휩싸였던 충북 보은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 후계목의 일반 판매가 이뤄질 전망이다.
24일 보은군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최근 “정부법무공단 검토 결과 정이품송 후계목은 천연기념물이 아닌 만큼 판매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일반 판매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따른 대책과 인증 방법, 인증기관 등을 보완해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보은군은 장안면의 2㏊ 규모 군유지 양묘장에서 2008년부터 10년 동안 정이품송 후계목 1만여 그루를 길렀다. 날로 노쇠하고 있는 정이품송의 유전자원을 보존하려는 취지였다. 후계목은 정이품송의 솔방울을 채취해 발아시켜 키워온 묘목이다.
 
보은군은 지난달 식목일을 앞두고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그루당 100만원에 후계목 200여 그루를 판매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이 구상은 문화재청이 후계목 판매 중지를 통보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보은군은 2008년 문화재청에 “정이품송의 유전자원을 보존하고 정이품송 테마 숲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솔방울 채취를 위한 현상 변경 허가를 얻은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후계목을 판매한다는 허가는 받지 않은 만큼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게 문화재청의 주장이다.  
충북 보은군 장안면의 한 야산에 조성된 양묘장에 정이품송 후계목이 자라고 있다. [중앙포토]

충북 보은군 장안면의 한 야산에 조성된 양묘장에 정이품송 후계목이 자라고 있다. [중앙포토]

 
문화재보호법(35조)은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는 행위를 하려는 자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의 부산물을 채취해 기른 묘목을 판매한 사례가 없어 법 저촉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도 들었다. 보은군은 “솔방울로 길러낸 묘목은 천연기념물이 아닌 데다 묘목은 군 재산이기 때문에 판매가 가능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후계목의 일반 분양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잠정 결론이 나자 보은군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신경수 보은군 산림경영팀장은 “아직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유사품 유통 방지를 위한 대책을 잘 세운다면 후계목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판매할 후계목에 대해선 유전자 검사를 거쳐 인증서를 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이품송 후계목 유사품이 유통되면 천연기념물인 어미목의 가치가 크게 훼손될 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 생물자원화 프로젝트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며 “제도적으로 철저한 보안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에 자리 잡은 정이품송은 조선 7대 임금인 세조의 속리산 행차 때 어가(御駕) 행렬이 무사히 통과하도록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받았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나무다. 그러나 수령이 600년을 넘기면서 폭풍에 가지가 부러지고 병충해 피해가 잇따르자 보존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신경수 보은군 산림경영팀장이 지난 1일 군 내 양묘장에서 정이품송 후계목을 소개하고 있다. [중앙포토]

신경수 보은군 산림경영팀장이 지난 1일 군 내 양묘장에서 정이품송 후계목을 소개하고 있다. [중앙포토]

 
군이 비밀리에 기른 정이품송 10년생 후계목은 현재 높이가 3~4m로 자랐다. 밑동 지름은 약 10㎝다. 가장 나중에 심은 소나무는 높이가 40~50㎝ 정도다. 그동안 소나무 도굴꾼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이 사업을 외부에 공개하진 않았다. 양묘장엔 폐쇄회로TV(CCTV) 2대가 설치돼 있어 24시간 감시가 가능하다. 보은군은 ”양묘장이 비좁아 묘목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다”는 군의회 지적에 따라 올 하반기 군유림에 정이품송 후계목을 옮겨 심을 계획을 갖고 있다.
 
보은=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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