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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차량 공유 논란, 국토부는 숨어만 있을 텐가

세계 최고의 유망 사업이 한국에서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바로 차량 공유 서비스다. 우버의 기업 가치는 약 80조원, 동남아 지역 사업자인 그랩은 17조원에 이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다 공유하는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차량 공유는 이렇게 대세가 됐다. 하지만 한국에서만큼은 예외다. 규제와 반발에 묶여 사업이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차량 공유 갈라파고스가 된 듯하다.
 
희한한 상황이다. 결국 이를 놓고 설전까지 벌어졌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쏙 빠진 채,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가 연일 논박을 주고받고 있다. 첫 돌직구는 이 대표가 날렸다. 공유 경제 혁신을 일으켜야 할 정부가 뒷짐 지고 구경만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이 나섰다. “정부는 혁신과 포용의 균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혁신의 빛 반대편에 생긴 그늘을 함께 살피는 것이 혁신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했다.
 
백번 지당하다. 혁신에는 전통산업의 피해가 뒤따른다. 그런 피해자는 보듬어야 한다. 차량 공유의 경우엔 택시 업계가 그 대상이다. 더구나 택시 운전자 가운데는 점포 차릴 여력조차 없어 핸들을 잡은 이들이 다수다. 이들이 입을 피해를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다. 이 대표를 비롯한 차량 공유 업계 또한 여기에는 이견이 없다.
 
정작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자신이 할 일을 떠넘기는 듯한 국토부의 자세다. 이 대표가 지적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혁신의 과정에서 갈등을 중재하고 합의를 끌어내는 것은 오롯이 정부의 몫이다. 그런데 국토부는 어땠나. 차량 공유로 인한 갈등이 진작 예견된 것이었음에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허송세월했다. 여론의 질타에 밀려 내놓은 합의안은 엉뚱하게도 승차 공유 허용 시간을 줄여 미래 산업의 싹을 말리는 것이었다. 그래 놓고는 다시 감감무소식이다. 택시가 돈을 더 벌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겠다는 약속 또한 온데간데없다. 참다못해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은 그제 “후속 조치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정부가 미적거리는 사이에 차량 공유 사업자들 입술은 바짝 타들어 간다. 세계 선도기업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져서다. 비단 승차 공유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국 업체들은 지금 차량 공유에서 나오는 시민들의 동선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차세대 스마트 시티 사업을 차곡차곡 준비 중이다. 이대로면 한국은 차세대, 차차세대 사업에서 점점 더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운수업이 IT 산업으로 바뀌어 다른 부처로 넘어갈까 봐 국토부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대체 정부가 혁신 의지를 가진 것인지, 혁신을 추진할 역량이 있기는 한지 의구심마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판이다. 이대로면 혁신 기업에 흘러들 민간 투자마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건 한국의 혁신 토양 자체를 말라붙게 하는 일이다. 그래도 국토부는 최 위원장의 발언 뒤에 숨어만 있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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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