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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스마트폰 OS 개발, 결국 '먹통'폰으로 끝난다?

중국 전설 얘기다.
태고에 혼돈의 시기가 있었다. 이 혼돈 속에서도 거대한 기운이 있었으니, 이를 일컬어 훙멍(鴻蒙)이라 했다. 이 혼돈을 깨트리고 천지개벽을 이룬 자가 있으니 바로 반고(盤古)다. 그로부터 중국의 역사는 시작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중국 전설에 나오는 '훙멍'이라는 단어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화웨이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OS의 이름이 바로 '훙멍'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시스템에서 배제된 화웨이는 훙멍으로 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생각이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테크놀로지 냉전 Technology Cold War
트럼프의 공격은 집요하다. 모든 화력을 동원해 화웨이 죽이기에 나설 태세다.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공격은 구글 안드로이드 시스템에서 화웨이를 몰아내는 것이다. Saxo Bank의 자산 전략 대표 Peter Garnry는 '테크놀로지 냉전의 개막 신호(the starting signal of a technology cold war)'라고 이를 표현했다. 미국과 중국의 두 대표 기업이 지난 10여년 누렸던 밀월관계가 끝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아래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화웨이는 몇 년 사이에 급속도로 성장하며 애플을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 기업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그 배경에는 구글과의 긴밀한 협약이 있었다. 화웨이는 구글 생태계로 들어가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발돋움했고, 구글은 화웨이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상부상조'였다.
화웨이에서 발표한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을 나타낸 그래프>, 출하량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화웨이/FT]

화웨이에서 발표한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을 나타낸 그래프>, 출하량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화웨이/FT]

화웨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서유럽 지역의 부회장(vice-president), Tim Watkins는 "화웨이가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간에 끼어 난처한 입장(caught in the middle)이지만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며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훙멍 OS가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시범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연 성공할 것인가?
 
화웨이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화웨이가 안드로이드를 대체하는 OS를 개발하여 보급한다 하더라도, '국외(중국 밖)에서 사용하는 화웨이폰에 대한 교환 및 보상 문제', '지메일, 유튜브, 구글맵 등 구글 안드로이드용 서비스 차단 문제'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다. 구글 플레이(Google Play) 안에는 약 250만 개의 어플(앱)이 존재하며 이를 대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리서치업체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17년 말에 150만 대의 스마트폰이 야심차게 안드로이드와 iOS가 아닌 OS를 사용했으나, 겨우 시장의 0.1퍼센트정도만 차지했을 뿐 효과는 미비했다.
그렇다면, 화웨이의 자체 OS 개발은 허세인가?
[출처 바이두백과]

[출처 바이두백과]

화웨이 OS의 개발은 문제 없어 보인다. 시범 사용할 정도면 금방 상업화가 가능하다. 문제는 '구글의 서비스 중단'이다. 구글은 이미 글로벌 스마트폰의 거의 3/4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서 말했듯이 약 250만 개의 어플을 지원한다. 이러한 대량의 어플을 보유한 안드로이드가 차단된다면 안드로이드에 익숙한 화웨이 사용자들이 마음을 돌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물론 방법은 있다. 구글이 서비스를 차단하더라도 중국에서 오픈소스(open-source) 소프트웨어의 베이직(basic) 버전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말처럼 일사천리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적인 리서치 기업들이 예견하는 화웨이의 미래는 밝지 않다. 카운터포인트 (Counterpoint Research)를 포함한 데이터 컨설팅 업체에 따르면, "화웨이가 중국 외의 지역에서 치뤄야할 스마트폰 출하 비용은 어마어마할 것"이며, 이에 따른 출혈 또한 클 것이라고 한다.
 
반면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부문의 위청둥(余承东) CEO는 자사 OS에 대해 "스마트폰, PC,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 모두 호환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모든 안드로이드 어플과 겸용할 수 있고, 심지어 자체 OS 상에서 운영되는 기존의 안드로이드 어플 성능이 60%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자체 OS 개발 실패
알리바바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자체OS, 는 알리바바의 AI 커넥티드카 사업 등에 활용되고 있다. [출처 바이두백과]

알리바바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자체OS, 는 알리바바의 AI 커넥티드카 사업 등에 활용되고 있다. [출처 바이두백과]

화웨이만 그랬던 건 아니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Alibaba)도 '중국판 안드로이드' 개발을 시도했지만, 그들이 개발한 Aliyun OS 역시 결국에는 구글을 따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자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뿐이다. 이어서 제작된 알리바바의 자체 OS인 ALIOS는 결국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만들게 되었다.
 
한국의 삼성 역시 자체OS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삼성은 리눅스 기반의 Tizen OS를 만들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흐지부지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사라졌다. 알리바바와 삼성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연이은 자체 OS 개발 실패에 이어 화웨이의 OS 개발과 보급 전망도 밝아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중국 화웨이에게도 정말 OS 개발 능력이 부족한 것일까. 

중국산 컴퓨터용 OS 약진

중국산 모바일용 OS는 몰라도 중국산 컴퓨터용 OS는 이미 중국에서 많이 개발되었고 또 은근히 많이 사용하고 있다. 사람들이 쓰는 개인용 OS에는 별로 쓰이지 않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치게 되지만 중국 기업(주로 국유기업이나 대기업 등)에서 많이 쓰고 있다고 한다. OS의 안정성이 어느정도 인정되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중국 운영체제(OS)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글로벌 소프트웨어 운영체제 시장 규모 [출처 中关村在线]

글로벌 소프트웨어 운영체제 시장 규모 [출처 中关村在线]

세계적인 리서치 업체 가트너(Gatner)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기업 기초 인프라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약 2100억 달러이며, 그 중 OS가 차지하는 부분은 약 280억 달러(한화 약 33조 원)이다. 중국 시장은 크고, 사용자수도 많아 설치량도 많지만, 공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비중이 특히 높다. 그렇다보니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설치 비중은 약 10%정도밖에 차지하지 않으며, 이는 28억 달러(한화 약 3조 원)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 전체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비교적 적은 숫자라고 할 수 있다.
중국산 컴퓨터 OS 종류, 이들은 보통 Linux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출처 바이두백과]

중국산 컴퓨터 OS 종류, 이들은 보통 Linux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출처 바이두백과]

반면, 중국 심천(深圳)의 산업연구전문기관 Zero Power Intelligence Group(中研普华产业研究院)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중국 국산 OS 시장규모는 약 15억 위안(한화 약2587억 원)으로 전체 판매 시장의 약 8%에 해당한다. 이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는 일반 개인 소비자는 별로 쓰지 않아 잘 모르더라도 기업 소비자들 덕분에 중국산 OS는 이미 중국 판매시장에서 8%나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산 운영체제 StartOS의 바탕화면 [출처 바이두백과]

중국산 운영체제 StartOS의 바탕화면 [출처 바이두백과]

중국산 운영체제 Deepin(深度)의 바탕화면 [출처 바이두백과]

중국산 운영체제 Deepin(深度)의 바탕화면 [출처 바이두백과]

또한 Zero Power Intelligence Group(中研普华产业研究院)의 예측에 따르면 중국의 국산 OS는 향후 몇 년 안에 30%이상의 연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3년이 되면 56억 위안(한화 약 9600억 원)의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예측대로 진행된다면 중국의 OS는 전체시장의 30%정도를 장악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OS 상용화도 머지 않아 보인다.
 
화웨이의 자체 OS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성된다면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XIAOMI) 등도 OS 교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미 소비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OS 교환', '중국 외 지역에서의 화웨이폰 보급' 등의 문제가 걸림돌이다. 호환이 되지 않는 폰이라면, 그건 '먹통'일 뿐이다.
 
개발은 가능할 지라도 호환성의 문제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훙멍의 한계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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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