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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맹 이슈' 인도ㆍ태평양으로 옮겼는데 한국은 북핵에 올인?

 최근 한ㆍ미 정상 간의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그동안 북한 문제에 올인했던 한국의 대미외교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국의 교집합 영역이 북한 문제에 한정돼 있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면서다. 워싱턴 사정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24일 “미국 입장에선 하노이 2차 북ㆍ미 회담(2월말) 이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4월 11일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한달 만에 방한을 해 논의할 만한 소재가 부족하다는 기류였다”고 귀띔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6월 말 방한은 성사되면서 양 정상은 북한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게 됐다. 하지만 북한 문제 말고는 얘깃거리가 없다는 식의 반응이 나온 이상, 전략적 동반자로서 한·미 동맹의 위상과 내용을 점검해 봐야 한다는 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조태용 전 외교부 차관은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는 북ㆍ미 정상 간 직접 대화라는 대북정책의 일치점 때문에 기타 방위비 분담금 문제나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을 비롯한 갈등 요소들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라며 “하노이 북·미 회담이 결렬된 이후 차이점이 점차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의료 법안 관련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의료 법안 관련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은 지난해 6월 '국가국방전략보고서'에 중국을 "도전적 권력(revisionist power)" 또는 "전략적 경쟁자"로 공식규정하고, 중국 압박을 공식화 했다. 이에 앞서 5월 30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하와이에 있는 미 태평양사령부의 명칭을 ‘인도ㆍ태평양사령부’로 개칭해 일단 안보 차원에서 중국 견제에 나섰다. 바다로 나가겠다는 중국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는 미국의 대중 전략은 전통적인 안보 분야에서 화웨이 퇴출 등 사이버안보ㆍ경제 분야까지 확대되는 추세인데, 미국은 동맹의 참여를 강조하는 분위기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2월 공개적으로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퇴출에 동참해달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최근 불거진 중국 최대 통신기기 업체 화웨이에 서방국가들이 부품 판매를 꺼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연구센터장은 “현재 미국의 대외정책의 시급한 관심사는 안보분야에서 이란 사태이고 경제적으로는 중국과의 무역분쟁”이라며 “후자의 경우 미국은 장기적 국가 전략 차원에서 중국을 ‘도전적 권력’으로 규정하고, 견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최대관심사는 중국인 만큼 북한에 올인하고 있는 한국과는 온도차가 크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가운데 끼어있는 한국에 머지 않아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놓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 미·중 사이 한국의 선택에 대한 압박은 점점 높아지는 분위기다.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안보대화(샹그릴라 대화)에서도 미·중이 동시에 압박에 나설 수도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정치 행사 가운데 하나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총회에 참석해 양복 깃을 정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정치 행사 가운데 하나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총회에 참석해 양복 깃을 정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따라서 한국 정부가 한반도 운전석에 집착하는 북핵 일변도의 외교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국제 지형에 대비하는 관리형 외교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과 미국은 피로 이뤄진 동맹이지만, 그렇다고 중국이라는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게 한국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4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4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밀착하는 미ㆍ일 동맹=반면 일본은 그 어느 때보다 미국에 밀착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전화·대면을 포함해 40여 차례 미·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미국 사로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화웨이 퇴출’에도 일본 기업들은 동참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북ㆍ미 대화 국면에서 ‘재팬 패싱’ 우려가 나올 정도였지만, 올해 들어선 새 일왕 즉위와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을 계기로 미ㆍ일 동맹을 한층 강화해가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5월 25~28일)에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4일 일본에 도착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 방문에 앞서 일본에 오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적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아베 총리와도 면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서 “볼턴 보좌관 방한을 방일 전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수뇌부와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수뇌부와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소리(VOA)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 기간 주ㆍ일 미군기지를 방문해 미ㆍ일 동맹의 힘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라고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안보ㆍ무역문제와 관련해 미ㆍ일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흥미로운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평·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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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