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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왜 택시는 타다 같은 서비스를 못하나

기자
김종윤 사진 김종윤
 “제 아들은 대학생인데 운전면허를 딸 생각을 안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다는 공유하기를 원합니다.”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앙SUNDAY 편집국장 김종윤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3일 한 말입니다.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서비스 업체로 사업구조를 혁신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한마디로 표현했습니다. 전환의 시대입니다. 
 
주변을 돌아보십시오. 온라인과 오프라인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사업과 서비스가 즐비합니다. 차량 공유, 승차 공유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변화의 바람은 한편으로는 위기이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도약의 기회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가 기존 사업 틀을 뒤집는 고민을 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이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타다 퇴출' 집회에서 현수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이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타다 퇴출' 집회에서 현수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이 뻔한 말을 꺼낸 건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의 논쟁을 접하면서 답답했기 때문입니다. ‘타다’ 서비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첨예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부상하면 기존 사업 모델과의 충돌이 불가피합니다. 힘겨루기 끝에 밀려나는 부류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내 일자리가 없어지면 우리 가족은 뭘 먹고 살라는 겁니까.” 이런 택시 기사들의 목소리에 정부는 난처할 수밖에 없죠. 이들은 납세자이자 유권자입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기술 발전에 밀려 뒤처지는 이들을 거들고 나온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포용,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누가 포용을 고민해야 합니까.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과 부가가치 창조를 위해 앞으로 달려가는 이들이 포용까지 고민하면 좋겠지만 그게 쉬울까요. 이제 싹을 틔우는 단계에서 열매 맺은 후에 필요한 포용을 미리 고민하라는 건 너무 앞서가는 주장입니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올 2월 열린 타다 미디어데이에서 택시 협업 모델 '타다 프리미엄'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재웅 쏘카 대표가 올 2월 열린 타다 미디어데이에서 택시 협업 모델 '타다 프리미엄'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역할이 무엇입니까. 시장 참여자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룰(규칙)을 만들어 공평하게 적용하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낙오되는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정부가 할 일 아닐까요. 그렇게 하라고 납세자는 세금을 내는 겁니다.  
  
차량 공유, 승차 공유 등 공유 경제가 앞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건 불 보듯 뻔한 사실입니다. 택시회사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습니다.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택시회사는 기사를 채용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개인택시 기사도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보이지 않습니까.  
 
정부는 우선 타다 같은 공유경제 사업자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말고 길만 열어 주면 됩니다. 살고 죽고는 그들의 능력과 노력에 달려 있으니 그냥 놔두세요. 혁신산업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 이익을 내고 성장한다면 정부는 법에 따라 적정한 세금을 걷으면 됩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개막식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개막식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법인 택시나 개인택시에 열어 주는 기회의 창은 규제 완화가 핵심입니다. 왜 택시회사는 타다 같은 서비스를 못 하는 겁니까. 규제 일변도의 요금제를 풀어주면 어떨까요. 현재의 기본요금 외에 싼 요금부터 비싼 요금까지 다양한 요금이 나오면 소비자는 실정에 맞는 택시 서비스를 고를 겁니다. 시장에서 경쟁이 이루어지니 택시회사도 살기 위해 타다 못지않은 서비스를 개발하지 않을까요. 일부 택시회사는 승차 공유 업체와 협력해 공존 모델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타다 요금은 택시 요금보다 20% 정도 비싸지만 타다 회원은 서비스 개시 6개월 만에 50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타다 차량도 1000대 규모로 커졌습니다. 요금의 다양화는 경쟁을 통한 서비스 다양화로 이어질 겁니다.  
 
최 위원장은 “혁신의 ‘빛’ 반대편에 생긴 ‘그늘’을 함께 살피는 것이 혁신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그늘을 살피는 방법은 ‘보호’만이 아닙니다. 그늘에 있는 이들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빛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게 더 좋은 ‘포용’ 아닐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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