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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빌려줬다 가산세 폭탄, 세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

기자
김용우 사진 김용우
[더,오래] 김용우의 갑을전쟁(10) 
5월은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이다. 사업자들은 5월 말까지 2018년도 사업소득을 비롯한 각종 소득과 산출된 세액을 납부해야 한다. [사진 freepik]

5월은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이다. 사업자들은 5월 말까지 2018년도 사업소득을 비롯한 각종 소득과 산출된 세액을 납부해야 한다. [사진 freepik]

 
5월은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입니다. 사업자들은 5월 말까지 2018년도 사업소득을 비롯한 각종 소득을 신고하고 산출된 세액도 납부해야 하지요. 통상 세무사를 통해 신고하지만, 요샌 국세청 홈페이지(홈택스)로 직접 납부하는 사례도 잦습니다.
 
종합소득세를 신고하지 않거나 제때 납부하지 않으면 가산세가 부과되는데요. 가산세는 납부할 세액에 더해지거나 환급받을 세액에서 빠집니다. 더 자세히 보면 종합소득세 신고 자체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신고불성실가산세(또는 무신고가산세)’가, 신고 기간까지 종합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으면 ‘납부불성실가산세’가 각각 붙습니다.
 
세율은 어떨까요. 신고불성실가산세는 납부할 세액의 20%이고, 이중으로 장부를 작성하거나 허위 증빙을 하는 등 부정행위를 할 경우엔 무려 40%까지 중과됩니다. 납부불성실가산세는 지난 2월부터 기준이 바뀌어 연체된 하루마다 0.025%씩 붙어 연 9.13% 정도라 보면 됩니다. 그 전에는 연체된 하루마다 0.03%, 연 10.95%였지요.
 
납세자가 세금을 늦게 내는 만큼 금융이익을 보는 셈이니 국가에서 고율의 이자를 요구하는 겁니다. 이렇게 자칫 종합소득세 신고를 허위로 했다가는 최대 50%의 가산세를 부담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겠지요.
 
치과의사인 A의 사례를 볼까요. A는 B가 운영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치과 중 한 지점의 원장입니다. A는 봉직의로서 B로부터 치과 매출액의 20%를 월급으로 받기로 했는데요. A는 B의 근로자였던 겁니다. 하지만 의료법상 한 의료인은 여러 치과를 개설할 수 없기 때문에 B는 A를 내세워 사업자등록을 하고 2년간 총 5억1000만원의 사업소득세를 납부했습니다. 그런데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B의 매출을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치과의사인 A 씨는 봉직의로 B 씨로부터 치과 매출액의 20%를 월급으로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의료법상 한 의료인은 여러 치과를 개설할 수 없기 때문에 B는 A를 내세워 사업자등록을 하고 2년간 5억1000만원의 사업소득세를 납부했다. [사진 pixabay]

치과의사인 A 씨는 봉직의로 B 씨로부터 치과 매출액의 20%를 월급으로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의료법상 한 의료인은 여러 치과를 개설할 수 없기 때문에 B는 A를 내세워 사업자등록을 하고 2년간 5억1000만원의 사업소득세를 납부했다. [사진 pixabay]

 
관할세무서장은 B를 실제 치과의 소유주로 보고 누락된 매출을 반영해 B에게는 사업소득세를, A에게는 근로소득세를 부과했지요. 이미 납부된 5억1000만원의 세금을 A가 아니라 B에게 부과할 세금에서 빼줬습니다. 그렇게 A가 납부할 근로소득세는 무려 5억8000만원을 넘어섰는데요. 3억5000만원의 근로소득세 외에 가산세는 무려 2억3000만원(신고불성실가산세는 7000만원, 납부불성실가산세는 1억6000만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세무서가 A 명의로 이미 납부된 세금을 B의 세금에서 빼겠다고 하니 A는 그야말로 멘붕이었습니다. 억울해서 펄쩍 뛰던 A는 관할세무서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지요. 가산세를 부과한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A가 제기한 행정소송의 쟁점은 신고불성실가산세와 납부불성실가산세의 두 개로 나뉘었는데요. 결론적으로 1심과 2심은 A가 신고불성실가산세는 내야 하고, 납부불성실가산세는 안 내도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A가 B와 공모해서 근로소득세를 사업소득세로 신고한 것은 적법한 신고가 아니기 때문에 세금 자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본 것입니다.
 
즉 A가 종합소득세의 종류를 잘못 평가한 차원이 아니라 국가 과세권 행사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했기 때문에 신고불성실가산세를 내야 한다는 논리였지요. 반면 실제로는 B가 납부했더라도 A 명의로 세금이 납부되었기 때문에 A는 납부불성실가산세는 안 내도 된다고 봤습니다. 같은 가산세를 두고도 결론은 전혀 달라졌는데요. 2심까지만 보면 A가 일단 절반 이상은 이긴 셈입니다.
 
 
이 사건은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원고인 A는 신고불성실가산세 부분을 다투기 위해 피고인 관할세무서장은 납부불성실가산세 부분을 다투기 위해서 모두 상고했지요. 최근 판결이 선고되었는데요.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A의 손을 들어줬습니다(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8두34848). 대법원은 A가 납부불성실가산세뿐만 아니라 신고불성실가산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봤습니다. 즉 납부불성실가산세에 대해서는 1, 2심과 동일하게 판단했지만 신고불성실가산세에 대해서는 다르게 판단한 것이지요.
 
세법상 종합소득은 ‘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을 합산한 소득’으로 되어 있고 이를 반영한 종합소득 과세표준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신고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하게 돼 있습니다. 대법원은 A가 이에 따라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 내에 과세표준을 제출했다면 설사 과세표준 내의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과 같은 세금의 종류나 액수가 다르더라도 신고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즉 A는 사업소득에 자신의 근로소득을 포함해 종합소득 과세표준을 신고한 것이므로 신고 자체를 안 했다고 볼 수 없단 겁니다.
 
결국 A는 전부 승소해서 2억3000만원의 가산세 중 1원도 안 낼 수 있게 되었지요. 그뿐만 아닙니다. 가산세를 제외한 근로소득세 3억5000만원을 초과한 5억1000만원이 이미 납부됐기 때문에 A는 국가로부터 1억6000만원의 세금을 되레 환급받을 수 있게 되었지요.
 
실제로 A는 관할세무서장을 상대로 국세를 환급해 달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5억1000만원의 세금을 실제로 납부한 B가 A에게 환급금을 돌려달라고 읍소해야 할 상황으로 전세가 완전히 뒤집힌 겁니다. 엇갈린 법원 판결처럼 B의 의료법 위반 등 범행에 가담한 A의 세금을 면해 주고 환급금까지 돌려주는 것이 맞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합니다만, 대법원 판례가 정리된 이상 앞으로 가산세 부과가 보다 신중히 고려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용우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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