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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단체 만나자던 북, 협의 당일에 "상황 생겼다" 전격 취소

북한이 23일 남측 민간단체들과 중국 선양(瀋陽)에서 하기로 했던 실무협의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남측 민간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는 이날 오전 6ㆍ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ㆍ15남측위)와 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겨레하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 3개 단체에 팩스를 보내 “상황이 생겨 실무협의를 취소한다”고 알려왔다. 실무협의는 이날부터 시작될 계획이었던 만큼 협의 당일 오전에 취소 팩스를 보낸 셈이다.
 
"평양서 급히 복귀하라 지시한 듯"
 
북한이 취소를 통보했던 이날 오전 6ㆍ15남측위 인사들은 이미 중국 현지로 출발했던 상태였다. 25일과 26일 각각 북한과 접촉할 예정이던 겨레하나와 민화협은 이날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해당 단체 관계자는 “북측 관계자들도 협의를 위해 심양에 나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6ㆍ15남측위 측이 현지로 출발한 뒤 회의를 취소한다는 팩스가 도착한 점으로 미뤄 평양에서 급히 복귀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 [연합뉴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달 초 남측 관계자 접촉 금지령을 내렸는데, 이달 초 실무협의를 하자고 먼저 제안해 남북 관계가 풀리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 접촉을 취소함에 따라 주요 민간단체를 통한 실질적인 남북 접촉은 다시 미뤄지게 됐다. 다만 북한은 이날 이미 도착해 있던 6ㆍ15남측위 대표단을 만나 이날 실무협의를 취소한 배경을 설명했다고 한다. 6ㆍ15남측위는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6ㆍ15남측위 대표단은 북측위원회, 해외측위원회와 선양에서 만나 현 정국과 남북관계,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남측위에선 조성우, 한충목 단장 등 10명이, 북측에선 양철식 6ㆍ15북측위 부위원장 등 7명이 참석했다. 6ㆍ15남측위는 “북측이 남북관계 소강국면에 대한 진단과 과제를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민간단체 협의를 추진했으나, 남측의 언론보도 등에서 근본적인 문제는 제외한 채 부차적 의제들만 거론되는 등 협의 취지가 왜곡되고 있는 점을 우려해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화물선 억류 대미 비난과 연계 가능성
 
그러나 북한의 갑작스러운 남북 실무협의 취소는 최근 북한이 보여준 대미 강성 기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억류하고 있는 북한 상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놓고 북한은 외무성과 김성 주유엔 대사, 한대성 주스위스 대사 등을 동원해 전방위로 상선 송환을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 접촉에 나설 경우 한국과 미국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직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실무협의 날짜를 제시했던 지난 5월 초에는 제한적으로 남북 관계 물꼬를 트기 위한 간보기 차원에서 움직였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후 북한 상선 억류가 이슈화되자 대응 방향을 바꾸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남북이 만나면 교류협력 행사를 위한 실무논의를 할 텐데 이는 대미 강경 기조와 맞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남 담당인) 통일전선부에선 남북 관계를 풀어보려 했지만 국무위원회나 외무성에서 브레이크를 걸었을 수 있다”고 봤다.
미국 법무부가 석탄을 불법 운송한 혐의로 억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

미국 법무부가 석탄을 불법 운송한 혐의로 억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

 
접촉 취소는 이날부터 시작된 한ㆍ미ㆍ일ㆍ호주 해군의 연합훈련인 퍼시픽 뱅가드 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일 수도 있다. 일각에선 27일부터 시작하는 한국 정부와 군의 위기대응 및 전시절차연습인 을지태극훈련에 대한 사전 경고 차원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훈련은 오래전에 예고돼 있었던 만큼 북한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북한이 남북 접촉을 전격 취소함에 따라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방침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북한이 대남 강경 비난을 계속하면서 남북 접촉을 거부할 경우 식량 지원에 대한 한국 내부의 여론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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