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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 파워 인맥···떠난者, 몰락한者, 다시뜬者

“노무현 대통령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정신적 내상을 크게 입었어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심정이었죠.”(2012년 『노무현의 사람들, 이명박의 사람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인터뷰 형식으로 서술된 이 책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이렇게 회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던 ‘노무현의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까.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친노’는 한때 폐족(廢族)으로 까지 비유되며 청산대상으로 치부됐지만 현 정부 들어 다시 권력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그 중심엔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후보 시절 “문재인을 친구로 둬 난 대통령감”이라고 말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고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등을 지냈다. 문 대통령은 원래 정치에 뜻이 없었지만 노 전 대통령 사후에 친노 그룹이 문 대통령에게 강력히 대선 출마를 권유하면서 한국 정치사가 달라졌다.
 2003년 노무현 정부의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문재인 대통령 [중앙포토]

2003년 노무현 정부의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문재인 대통령 [중앙포토]

 
문 대통령 취임후 정치권은 노 전 대통령 시대의 인물로 빠르게 재편됐다. 당장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면면을 보면 ‘노무현 청와대 시즌 2’를 연상케 한다.

 
김수현 정책실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사회정책비서관, 환경부 차관 등을 지냈다. 조현옥 인사수석은 당시 균형인사비서관이었다. 경호실 가족부장을 맡았던 주영훈 경호처장,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냈던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등도 있다. 이밖에 김영배·민형배·송인배·백원우 등 비서관급 인사들도 노무현 청와대에 이어 문재인 청와대에서 일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모친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모친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국회도 과거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노무현 정부 첫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한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로 있다. 전당대회에서 함께 겨뤘던 김진표 의원도 노무현 정부 때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노무현 청와대 ‘3철 3인방’으로 통하는 전해철 의원은 노무현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지금은 민주당 내 친문 그룹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도 최근 민주연구원장으로 정치권에 컴백했다. 내년 총선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미래를 구상 중이다. 다만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다.
 
민주당 김종민·박재호·전재수·최인호 의원 등도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당내에서 세력를 형성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인 23일 노 전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였던 장철영 씨가 청와대 재임과 퇴임 시 찍었던 대통령의 일상생활을 비롯한 미공개 사진 40여 점을 연합뉴스에 공개했다. 사진은 2007년 2월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결재하며 김경수 비서관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인 23일 노 전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였던 장철영 씨가 청와대 재임과 퇴임 시 찍었던 대통령의 일상생활을 비롯한 미공개 사진 40여 점을 연합뉴스에 공개했다. 사진은 2007년 2월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결재하며 김경수 비서관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한때 ‘노무현의 남자’로 통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후보시절 정책자문단장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청와대 정책실장, 교육부총리 등 노무현 정부ㆍ청와대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그 이후 친노그룹과는 거리를 둬 오다가 지난해 보수진영 인사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민주평화당은 노 전 대통령이 창당한 열린우리당 초대 의장 출신의 정동영 의원이 당 대표로 있다. 정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늘 약자 편에 서신 노무현 대통령님의 정신을 잇겠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23일 김해 봉하마을에 놓인 조화[연합뉴스]

23일 김해 봉하마을에 놓인 조화[연합뉴스]

 
정부에도 노무현 사람들이 많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인이었을 때 대변인을 했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노무현 대선캠프 부대변인을 했다. 관료 출신인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노무현 정부 때 경제수석비서관실 행정관, 정책실 정책보좌관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광역단체장 중에서도 많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했다. 하지만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얽히며 1심에서 유죄를 받고 법정구속 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대선 주자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비서 성추문에 휘말리면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노무현 청와대에서 인사수석을 지냈다.
  
2009년 경복궁 뜰에서 엄수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한명숙 공동장의위원장의 조사가 낭독되는동안 노 전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던 민주당 이광재(왼쪽부터)의원, 안희정 최고위원, 이강철 전 대통령특보 등이 침통한 표정으로 슬픔을 달래고 있다. [중앙포토]

2009년 경복궁 뜰에서 엄수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한명숙 공동장의위원장의 조사가 낭독되는동안 노 전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던 민주당 이광재(왼쪽부터)의원, 안희정 최고위원, 이강철 전 대통령특보 등이 침통한 표정으로 슬픔을 달래고 있다. [중앙포토]

 
정치권 안팎에서 현재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인물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렸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유 이사장은 최근 유튜브 프로그램 등을 통해 노무현ㆍ문재인 정부의 가치와 정책을 전하고 있다. 유 이시장은 차기 대선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여권에선 끊임없이 그의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노무현 사람들의 그림자도 분명하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좌희정 우광재’로 통했던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하지만 2011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의 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강원지사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 원장을 맡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 등을 지낸 한명숙 전 총리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5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돼 2017년 8월 만기출소했다. 현재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현일훈·윤성민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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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