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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자식 때리지 못한다···"한·일만 있는 '부모 징계권' 수정"

[사진 svgsilh]

[사진 svgsilh]

체벌은 법률상 학대일까 사랑의 매일까.  
 
정답은 ‘재판부의 판단에 따른다’ 다. 부모 등 친권자에게 준 아동 ‘징계권’ 때문이다. 민법 915조는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징계의 방식이 어떤 것인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규정만 보면 훈육 목적으로는 체벌해도 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아동 학대’가 ‘사랑의 매’로 둔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모호한 법률을 바꾸기로 했다. 민법을 개정해 친권자의 징계권 범위에서 체벌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ㆍ법무부ㆍ교육부ㆍ여성가족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23일 오전 열린 총리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확정했다.
 
정부는 우선 민법상 규정된 친권자의 징계권의 범위에서 체벌을 제외하는 등 한계를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나아가 징계권이란 명칭 역시 ‘훈육권’ 등의 이름으로 바꾸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법무부를 중심으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구체적인 개정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현행 법에선 체벌을 아동학대로 볼 것인가 여부가 명확지 않다.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영유아보육법, 아동학대처벌법에는 신체적 고통을 수반하는 폭행은 할 수 없게 돼 있다. 하지만 이 행위가 ‘체벌’이라고 규정돼 있지는 않다. 재판부가 개별 사건에 대해 판단을 내린다. 성창현 보건복지부 아동복지정책과장은 “최근 재판부에선 체벌을 ‘징계권’ 범위에 포함하지 않는 판결을 주로 하고 있지만,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체벌 행위는 훈육으로 인정하는 경향도 있다”며 “법률 내 권리 범위를 명확히 해 ‘체벌’은 징계가 아닌 ‘학대’라는 사회적 인식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친권자에게 법률상 징계권을 부여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징계권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나아가 친권자의 자녀 체벌금지를 규정한 아동학대방지법과 아동복지법 개정안이 의회에 제출돼 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가정, 학교 및 모든 여타 기관에서 체벌을 명백히 금지하도록 관련 법률과 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지만 아동학대 일각선 부모의 가벼운 체벌마저 못하게 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체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3%가 상황에 따라 체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부는 또 전국 시·군·구에 2022년까지 3년간 아동 담당 사회복지직 공무원 인력, 공무직 사회복지사 각각 700명 신규배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시·군·구에 평균 1.9명인 아동 담당 인력을 큰 폭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학대를 당하는 아동들의 초기 상담을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학대 신고가 접수됐을 경우 사회복지 공무원은 경찰과 조사 업무를 직접 수행하기로 했다. 학대당한 아동에 긴급 심리평가 실시해 전문 서비스 진행한다.
 
정부는 또 올해 10월부터 연 1회씩 만 3세 유아 전체에 대해 아동 소재와 안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어린이집), 교육부(유치원), 지자체ㆍ경찰청(소재파악 및 수사)이 담당한다. 올해 조사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해 약 40만 명, 주민센터가 가정을 방문해 약 4만 명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가족관계등록법 개정해 의료기관이 출생하는 모든 아동을 국가기관 등에 통보하는 출생통보제 도입을 추진한다. 또 미혼모 등이 출산을 기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산모가 엄격한 요건에 따라 자신의 신원을 감춘 채 출산 후 출생등록을 할 수 있는 보호출산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4월 30일 법무부에 개설된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 중심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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