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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결과 불복 시위서 6명 사망..인도네시아 대선에서 무슨 일이

지난달 17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 결과에 불만을 가진 야권 지지자들의 시위가 유혈 사태로 번지면서 6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시위 이틀 째인 22일 밤(현지시간)까지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돌과 화염병 등을 동원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인도네시아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야당 지지자들이 자카르타 시내에서 불을 지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2일 인도네시아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야당 지지자들이 자카르타 시내에서 불을 지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2일 인도네시아 경찰이 자카르타 시내에서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2일 인도네시아 경찰이 자카르타 시내에서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2일 CNN 인도네시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카르타 시내 선거감독위원회(Bawaslu) 앞에 모인 야권 지지자들은 이날 저녁 오후 8시 17분부터 화염병과 폭죽, 돌 등을 던지며 폭력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는 도로 곳곳에서 타이어 등을 불태우며 최루탄을 발사하는 경찰과 맞서고 있다.
 
선거감독위원회 주변에선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사이에도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일어나 최소 6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조코위 대통령 55.5% 득표 재선, 야당 “부정 선거”
앞서 21일 새벽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KPU)는 지난 달 17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이 55.50%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야당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는 44.50%를 얻었다. 
21일 조코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대선 승리를 선언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1일 조코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대선 승리를 선언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러나 선거 결과 발표 직후 프라보워 후보는 정부·여당이 개표 조작을 비롯해 선거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결과 불복을 선언했다. 프라보워 후보는 23일 헌법재판소에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21일 오후부터 프라보워 후보의 지지자 1000여 명이 자카르타 시내에서 부정 선거를 규탄하며 집회를 시작했다. 이 집회는 이날 오후 8시 45분쯤 평화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집회 장소에 다시 모여 해산을 시도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진압을 시도했고 시위대는 인근의 경찰 기동대 숙소와 주변 차량들을 불태우고 경찰관을 폭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총격전까지 벌어지면서 최소 6명이 사망했다. 일부 현지 매체는 시위 과정에서 30대 남성 한 명이 가슴에 총을 맞아 숨졌고, 종아리와 어깨 등에 총을 맞은 부상자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시위 뒤에 배후 세력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폭력 시위가 특정 세력에 의해 기획된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현장에 배치된 경찰들에게 실탄과 총기가 전혀 지급되지 않았는데도, 사상자 중 일부에게서 총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몰도코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시위 현장에서 권총 2정을 압수했다며 “특정 집단으로부터 돈을 받고 동원된 폭력배들이 폭력 시위를 조장했다”며 “정부에 대한 증오와 혼란을 부추길 목적으로 준비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실제 인도네시아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돌맹이 등이 담긴 승합차와 현금 600만 루피아(약 50만 원)이 든 봉투들을 발견했다. 일부 매체들은 이 승합차에 그린드라당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고 전했다. 연행된 폭력 시위 참가자들 중 상당수도 돈이 든 봉투를 지니고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21일 시위에 참가한 야당 지지자들이 경찰에 돌을 던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21일 시위에 참가한 야당 지지자들이 경찰에 돌을 던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러나 프라보워 대선 캠프 측은 이번 사태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프라보워 후보는 처음부터 헌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평화적인 방법을 모색해왔다”고 말하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 수백명을 연행해 배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대형 소요사태 가능성, 여행주의보 발령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슬람국가(IS) 연계 현지 테러단체인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 등이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IS를 비롯한 무슬림 과격파들은 종교적으로 중도 성향인 조코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해 이번 선거에서 프라보워 후보를 지지했다.인도네시아 경찰은 이달 초 야권의 대선 불복 집회 현장에서 폭탄을 터뜨리는 등의 음모를 꾸미던 JAD 조직원 8명을 검거 혹은 사살하고 폭발물과 총기 등을 압수했다. 지난 17일에도 자카르타의 위성도시 보고르에서 폭발물을 지닌 IS 추종자 두 명이 체포됐다.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시위는 대형 소요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자카르타 시내 보안을 오는 25일까지 최고 경계 단계로 유지하기로 하고, 대통령궁에 경력 1200여명을 배치하는 등 주요 시설의 보안 태세를 대폭 강화됐다. ‘가짜 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접속도 차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영국·호주 등은 여행주의보 등을 발령해 인도네시아 내 자국민에게 시위 현장에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도 “멘뗑과 땀린 등 중부 자카르타 지역으로의 접근 및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공지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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