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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노사갈등이 부른 한국 자동차 엑소더스

문희철 산업1팀 기자

문희철 산업1팀 기자

2015년까지 한국은 ‘세계 5대 자동차 생산대국’이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7위)을 끌어내린 국가는 2개다.
 
지난해 멕시코(6위)가 한국을 추월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멕시코(234만5104대)가 차 1대 만들 때 한국은 거의 2대를 조립했다(427만1741대). 이후 한국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402만8834대·2018년)이 5.7% 감소할 때 멕시코(411만499대)는 75.3%나 늘었다. 또 하나는 인도(5위)다. 같은 기간 생산량(355만7074대→517만4401대)이 1.5배(45.5%) 증가하면서 2016년 한국을 제쳤다.
 
아이러니하게 멕시코·인도가 한국을 제치는 데는 한국 기업이 한몫했다. 기아자동차는 2016년 멕시코 몬테레이시에 연산 4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세웠다. 98년부터 인도에서 연산 30만대 공장을 돌리던 현대차는 인도 제2공장(연산 30만대·2008년)을 또 세웠다. 올해 하반기 기아차가 연산 30만대 규모의 인도 신공장을 완공하면 한국과 인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인도에 시설투자 명목으로 1조원 가량을 투입한다(연구개발비 제외).
 
반면 한국에서는 1998년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설립 이후 21년째 신규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지 않고 있다. 완성차를 생산하는 세계 20개국 중 10년 전보다 생산량이 5% 넘게 감소한 건 한국을 포함해 오직 3개국뿐이다.
 
국산차 제조사라고 한국에 공장을 짓기 싫은 건 아닐 터다. 언어나 기반시설, 과거 투자내역 등을 고려하면 한국공장 옆에 건물을 하나 더 짓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런데도 굳이 한국과 경쟁하는 국가에 공장을 세우는 건 결국 비용을 낮추고 수익을 창출하는 게 ‘기업’이기 때문이다.
 
21일 들려온 소식은 왜 한국 자동차업체가 국내 투자를 꺼리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2018년 임금및단체협약을 두고 갈등하던 르노삼성차 노사가 11개월 만에 도출한 노사합의안을 노조원이 부결시켰다. 2년간 노사갈등이 끊이지 않던 한국GM 노조는 이날 인천물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을 규탄했다.
 
노사갈등으로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사이에 한국차 엑소더스(exodus·탈출)는 가속화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부품·철강·전자장비 등 각종 후방산업과 함께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한다. 제조업 총고용의 12%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이 자꾸 해외에서 돈 보따리를 풀면 결국 줄어드는 건 한국 근로자의 일자리뿐이다.
 
문희철 산업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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