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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티노의 핏빛 액션, 60년대 할리우드의 추억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마고 로비, 타란티노 감독,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브래드 피트(왼쪽부터). [EPA=연합뉴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마고 로비, 타란티노 감독,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브래드 피트(왼쪽부터). [EPA=연합뉴스]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브래드 피트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크루아제트 거리를 가득 메웠다. 21일(현지시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공개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올해 최대 화제작답게 레드카펫의 열기가 뜨거웠다.
 
이 영화는 우리말로 ‘옛날 옛적에 할리우드에서’란 뜻의 제목대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과거 할리우드를 시간 여행하듯 만든 거대한 전래동화다.
 
때는 1969년 LA, 한물간 서부극 배우 릭 달튼(리어나도 디캐프리오)과 스턴트 대역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가 사이비 교주이자 희대의 살인마 찰스 맨슨 사건에 휘말린다. 당시 실제로 맨슨 추종자들에 살해당한 배우 새론 테이트(마고 로비)와 그 남편인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 등 실존 인물이 교묘히 뒤섞이지만, 두 주인공은 허구의 인물. 감독은 극 중 60년대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지는 영화 속 영화, 실존 영화들의 자료화면을 끊임없이 교차하며 영화와 현실,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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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39분의 장대한 여정 중 전반부는 달튼과 부스를 중심으로 당시 서부극 세트장을 신나게 종횡무진 한다. 오만했던 달튼이 조연으로 밀려난 뒤 주어진 대사에 자신을 겹쳐보며 진정한 연기에 눈뜨고, 그런 그를 비추는 카메라 앵글이 영화 속 영화를 찍고 있는 카메라 앵글과 겹쳐지는 등 겹겹의 허구를 오가는 시도도 다채롭다. 쿵후 스타 브루스 리가 카메라 밖에서 부스와 맨몸 승부를 하는 등 B급 액션 덕후인 타란티노 감독이 마치 ‘덕질’하듯 찍은 장면들도 눈에 띈다.
 
그러나 이야기의 뚜렷한 방향 없이 이런 장면이 2시간 가까이 이어지니 다소 지치는 것도 사실. 맨슨 추종자들은 바로 이런 대목에서 등장해 다시 긴장감을 고조한다. 애초 이들이 겨냥한 건 맨슨의 데모 음반 테이프를 혹평한 음반제작자였다. 그 제작자가 이사한 줄 모르고 이 집에 찾아갔다가 테이트와 함께 있던 사람들을 모두 살해했다.
 
영화는 이런 사실을 토대로 하되, 큰 폭으로 각색했다. 주인공들이 맨슨 사건에 휘말리는 정황에 타란티노 감독 특유의 무자비한 살육전을 버무려냈다. 잔혹하되 통쾌한 액션이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진다. 달튼과 부스가 펼치는 액션은 다소 과장된 톤. 어찌 보면 그런 액션 자체가 ‘영화적’인 것의 상징처럼 다가온다. 이 맞대결의 반대쪽엔 아름답지도 재밌지도 않은 ‘현실’이 있다. 제목으로 미뤄볼 때, 감독은 이 영화의 결말이 옛날 옛적 할리우드에나 있었던 판타지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디캐프리오가 자존감이 바닥난 왕년의 스타, 브래드 피트가 누군가의 ‘그림자’가 되는 등 톱스타 배우들의 ‘짠내’ 나는 연기는 이전엔 본 적 없는 볼거리. 외신은 호평을 내놓는 분위기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별 다섯 개 만점을 매기며 “충격적이고 혼란스럽고 무책임하고 또한 영리하다”고, 미국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최근 즐겨온 무자비한 판타지가 가득하다”고 평했다.
 
올해는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이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지 25주년. 편집일정이 빠듯했던 이번 영화를 올해 영화제에 상영하기 위해 감독은 4개월간 밤낮 편집실을 지켰다고 한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처럼, 그도 언론에 스포일러 자제를 요청했다. 올해 칸영화제 수상자는 25일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칸(프랑스)=나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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