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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방어권 협의도 안 하고...ILO 비준 서두르는 건 편법"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 정부가 비준 절차와 입법을 함께 추진하기로 하면서 경제계 일각에서 정부가 '편법'을 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ILO 핵심협약 기준에 맞춰 국내 노동 관련법을 먼저 개정하고 비준한다는 '선 입법 후 비준' 원칙을 사실상 폐기했기 때문이다.
 
22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며 4가지 핵심협약 중 제29호와 제87호, 제98호 등 3가지 협약에 관한 비준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비준을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정기국회를 목표로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협약 비준에 요구되는 법 개정·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가 22일 청와대 분수대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사회단체가 22일 청와대 분수대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장관의 법 개정·비준 동시 추진 발표에 정부가 ILO 비준을 서두르려고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ILO 비준을 서두르기 위한 정부의 '편법'으로, 정상적인 과정의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며 "경사노위에서 어정쩡하게 결론을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비준과 법 개정을 함께 진행하겠다고 발표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선 입법 후 비준 원칙에 따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통해 각계의 타협을 유도해왔다. 지난해 7월 대화가 시작됐지만 노동계와 경제계의 주장이 맞서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노동권 보장을 주장하는 노동계와 사용자의 방어권을 함께 도입해야 한다는 사용자 측의 주장이 줄다리기를 하면서다. 결국 경사노위는 지난 20일 6차 회의에서도 노동계와 경제계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사실상 빈손으로 대화를 마쳤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공식 입장문에서 "국가경쟁력 최대 걸림돌로 평가되는 대립적·갈등적·불균형적 노사관계와 노동법제 속에서 단결권만 확대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 우려가 매우 크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도 "과거 ILO 협약 비준 절차처럼 법 개정 후 비준하는 방식이 합리적인데 이를 준수하지 않는 것은 노사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정부가 시간에 쫓겨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하게 반영하지 못하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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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