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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법 위반"이라는 북한…해당 국제법은 미발효 상태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21일 밤(현지시간) 현지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에 의한 (북한 국적)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몰수 조치는 미 국내법을 근거로 타국 재물을 상대로 한 것으로 국제법상 불법”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김 대사는 그러면서 ‘국가와 국유재산 관할권 면제에 대한 유엔 협약’을 국제법적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 협약은 발효되지도 않았다. 김 대사는 미발효 협약을 근거로 미국을 비난한 셈이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북한 화물선 송환과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했다. [AP=연합뉴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북한 화물선 송환과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했다. [AP=연합뉴스]

 ①“2004년 유엔협약 아직 발효 전”=김 대사는 “미국의 독자제재는 유엔 헌장과 국제법적으로 어긋나는 것”이라며 “2004년 ‘국가와 국유재산 관할권 면제에 대한 유엔 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협약은 ‘어떤 주권국가와 그 자산도 특정 국가의 국내법적 관할권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북한 선박을 미국 국내법으로 속박할 수 없다는 국제법적 근거가 된다.
그러나 이는 아직 효력이 생기지 않은 협약으로 나타났다. 22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에리 가네코 유엔사무총장 부대변인은 “해당 협약은 30개국의 서명과 비준이 필요한데, 현재까지 28개국이 서명했고 22개국이 비준을 해 미발효 상태”라고 설명했다.
 
 ②‘대북제재강화법’은 2016년 도입=김 대사는 미국의 대북 압박을 비난하면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2013년 대북제재강화법과 2016년 대북제재·정책강화법 등을 제정했고 행정명령을 부과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부정확한 표현이다. 대북제재강화법은 2012년 북한의 광명성 3호 도발 등을 계기로 미 하원이 2013년 발의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 했다. 이를 가다듬어 도입된 게 2016년 첫 대북제재·정책강화법이다. 9일(현지시간) 미 법무부가 공개한 몰수 소송 소장에서도 주요 법률적 근거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1977년)과 이에 따른 2005~2017년 대북제재 행정명령, 2016년 대북제재 강화법 등이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③미국이 먼저 '6.12 싱가포르 합의' 깼다?=김 대사는 와이즈 어니스트호 억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지난해 '6·12 싱가포르 선언'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박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북ㆍ미 정상회담 이전에 시작됐다.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법원이 선장 권모씨에 대해 출발지 서류 위조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미가동 혐의로 유죄 판단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미 법원은 그해 7월 선박에 대한 억류 영장을 발부했는데, 석탄 수출 대금으로 추정되는 75만 달러가 그해 3월 뉴욕 소재 미국 환거래 은행 시스템을 거쳐 송금됐다는 이유에서였다. 무엇보다 미 재무부는 2017년 이미 와이즈 어니스트 선사인 송이무역회사를 "북한 정권을 이롭게 하는 불법적인 석탄 거래를 한 혐의"로 제재 대상으로 올린 상태였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제재위반 행위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왼쪽 사진은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2018년 3월 11일 남포항에서 석탄을 선적하고 있는 모습이며, 오른쪽 사진은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같은해 4월 9일 인도네시아 발리크파판항구에 정박해 있는 모습. [뉴시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제재위반 행위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왼쪽 사진은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2018년 3월 11일 남포항에서 석탄을 선적하고 있는 모습이며, 오른쪽 사진은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같은해 4월 9일 인도네시아 발리크파판항구에 정박해 있는 모습. [뉴시스]

 ④왜 미국 독자제재 비판했나=김 대사는 유엔 내 북한 대표자다. 그런데 기자회견에서 유엔의 대북제재는 피한 채 미국의 독자제재를 집중적으로 비난했다. 이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더 두려워하는 건 유엔 제재보다 미국의 독자제재라는 설명이 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은 과거 북핵 협상과 무관하게 자금이 동결됐던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며 "정치적 타협이 가능하지 않은 미국 내 법적 시스템을 통한 제재에 더 큰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BDA 통치자금 동결처럼 미국이 갑자기 꺼내는 독자제재 카드가 더 치명적이라는 얘기다. 다른 한 편에선 유엔의 대북제재를 비난할 경우 비난의 대상이 미국만 아니라 중국·러시아까지 확대되기 때문에 표적을 미국으로 단일화했다는 해석도 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중국과 러시아도 동의했기 때문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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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