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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파괴력 드러날 유럽의회 선거, 이 5명에게 달렸다

프랑스에 나붙은 유럽의회 선거 벽보 [AP=연합뉴스]

프랑스에 나붙은 유럽의회 선거 벽보 [AP=연합뉴스]

 “유럽은 존재론적 위기에 놓여 있다. 이번이 (첫 유럽의회 선거가 실시된) 1979년 이래 가장 중요한 선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언론 공동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오는 23~26일 28개 EU(유럽연합) 회원국에서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 결과가 걱정돼서다. 이번 선거에서는 변방에서 유럽 정치의 복판으로 나온 극우ㆍ포퓰리즘 정당의 선전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EU의 정책과 향배와 함께 이를 대표하는 주요 인물들의 운명까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입지 걸린 EU대표 마크롱, 극우 르펜 견제구 
 
 우선 마크롱 대통령의 입지가 걸려 있다. ‘자유 세계의 대통령'으로 불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퇴임을 결정한 이후 EU 통합의 대표 역할은 마크롱이 맡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RN)이 마크롱의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를 근소한 차로 앞서는 중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EPA=연합뉴스]

 
 설상가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석전략가를 지낸 스티브 배넌이 파리에 머물며 르펜 응원에 여념이 없다. 배넌은 “국가주의, 포퓰리즘, 민족주의 운동이 성과를 내면 전 세계에 영향을 주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도 유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을 분열시키려는 국가주의세력이 배넌 같은 외국 세력이 결탁하는 것을 처음 보는데, 그 목적은 유럽의 해체"라며 반격 중이다. 하지만 노란 조끼 시위에 시달려온 마크롱은 프랑스 개혁을 위해 강한 EU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와 선거에서 선전하지 못하면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극우 성향의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EPA=연합뉴스]

극우 성향의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EPA=연합뉴스]

 
공동유세 주도한 伊 살비니 최고 수혜 가능성
 
 마크롱까지 약화한 EU에서는 극우 정치권의 세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가장 수혜를 볼 인물이다. 그가 속한 동맹당은 이미 유럽의 반난민, 반EU 정치세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동맹당은 지난해 3월 총선에서 약진해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연정으로 집권했다. 살비니는 지난 18일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 유럽의 극우 정당 지도자들을 모아 공동유세까지 벌였다. 르펜과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외르크 모이텐 공동대표를 포함해 네덜란드, 벨기에 등 11개국 극우 정치권이 나왔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등이 보이는 사람)가 밀라노 공동유세에서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과 포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등이 보이는 사람)가 밀라노 공동유세에서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과 포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가디언은 살비니가 2015년 지방선거 때만 해도 유세할 때 계란과 토마토로 공격을 받는 처지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좌파정당 지지자들까지 그를 환영한다고 한다. 살비니는 “이번 선거는 중도좌파, 중도우파라는 주류 세력이 수십 년간 브뤼셀에서 향유해온 권력을 줄이고 EU를 개혁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헝가리 오르반 가세 여부가 극우 세확대 변수
 
 유럽의회에는 독일 기민ㆍ기사당 연합이 속한 중도우파 연합인 ‘유럽국민당(EPP)’과, 독일 사민당ㆍ영국 노동당 등이 속한 중도좌파 ‘사회ㆍ민주당 연합(S&D)’ 등 8개 정치그룹이 있다. 지난 5년간 EPP 소속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이 난민 수용과 EU 확대 정책을 폈다. 하지만 지난 17일 기준 각국 여론조사 결과 중도우파와 중도좌파가 과반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살비니 부총리(왼쪽)와 악수하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오른쪽) [AP=연합뉴스]

살비니 부총리(왼쪽)와 악수하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오른쪽) [AP=연합뉴스]

 
 대신 반EU 성향의 유럽보수개혁(ECR)ㆍ자유와직접민주주의유럽(EFDD)ㆍ유럽민족자유(ENF) 등 세 그룹이 최대 180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치그룹 중 4번째다. 이럴 경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결정에 따라 극우정당의 무게가 더해질 수 있다. 
 
 르펜은 선거가 끝나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정당 피데스 등이 현재 속한 중도우파에서 나와 극우ㆍ포퓰리즘 세력에 가세할 것으로 기대했다. EU의 주권 간섭을 싫어하는 오르반 등이 가세하면 극우정당은 유럽의회 내 3번째 규모로 올라선다. 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머쥐게 되고 각종 정책에 영향을 더 미치게 된다는 의미다. 그나마 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을 이끈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가 부패 의혹 동영상이 폭로돼 전격 사퇴한 것이 악재로 작용할 지 주목되고 있다.
 
 
브렉시트 교착 영국 패라지 신당이 단연 1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교착에 빠진 영국에서는 이번 선거가 ‘미니 브렉시트 국민투표'라는 말이 나온다. 브렉시트 찬성 캠페인을 주도했던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UKIP) 대표가 다시 이목의 중심에 섰다.
다시 등장한 브렉시트 강경파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가 유세 도중 EU 잔류파 시민으로부터 밀크셰이크 세례를 받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시 등장한 브렉시트 강경파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가 유세 도중 EU 잔류파 시민으로부터 밀크셰이크 세례를 받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더타임스가 유고브에 의뢰한 지난 11∼16일 조사 결과 신생 브렉시트당이 지지율 35%로 1위였다. 브렉시트당은 패라지가 2월에 창당했다. 패라지는 21일 유세를 다니다 EU 잔류파 시민으로부터 밀크셰이크 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했다.
 
 하지만 브렉시트당이 선전하는 동안 브렉시트 내분 양상을 보인 보수당은 지지율 5위로 떨어졌다. 야당인 노동당도 15%를 얻어, EU 잔류파인 자유민주당(16%)보다 낮았다. 유럽의회 선거 결과가 메이 총리의 사퇴와 브렉시트 향배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장 후보들이 네덜란드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녹색당 계열 후보인 바스 에이코우트 [EPA=연합뉴스]

EU 집행위원장 후보들이 네덜란드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녹색당 계열 후보인 바스 에이코우트 [EPA=연합뉴스]

 
 선거 이슈는 유럽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중앙에 위치한 국가들은 난민과 이민 문제가 가장 뜨겁고, 남유럽 등 외곽 나라들은 경제난이 관건이다. 이와 달리 북유럽 등에선 기후변화 대응이 주 관심사다. 이에 따라 환경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녹색당 계열이 선전해 유럽의회 지도부를 결정하는 ‘킹메이커'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녹색당 계열의 EU 집행위원장 후보인 바스 에이코우트 의원(네덜란드)은 “중도 좌우 정당이 과반을 놓친 상황에서 중도우파는 중도좌파 대신 진보정당을 바라봐야 한다”며 “우리가 집권세력을 결정하고 환경, 사회, 법 분야에서 요구를 실현할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회 [연합뉴스]

유럽의회 [연합뉴스]

 
 이번 선거는 5년 임기의 의원 751명을 뽑는다. 선거 결과는 한국 시각 27일 오전 6시 발표된다. 각국 정당이 후보 명단을 공개하면 유권자가 지지 정당에 투표하고, 그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나누는 비례대표 선출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후 국적에 관계없이 성향별로 정치그룹을 만들게 된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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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