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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다가온 여름, 정부의 전기료 딜레마

서유진 경제정책팀 기자

서유진 경제정책팀 기자

‘110년 만의 더위’로 기록된 지난해 여름은 뜨거웠다. 올해도 벌써 지난여름을 무색하게 하는 더위 조짐이 보인다. 15일 낮 최고 기온이 30℃를 찍는 등 평년보다 더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여름이 성큼 다가오는데 정부가 ‘전기요금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정부가 여름철 한시적 전기료 인하 카드를 꺼내 한전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상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 등 냉방기구 사용이 급증하자 정부는 ‘한시적 요금 인하’카드를 꺼냈다. 이때 한국전력이 부담한 금액은 3587억원이다. “한전에 과도한 부담이 가지 않겠다”고 했던 정부는 사회적 배려계층 감면분(353억원)을 제외한 90% 이상의 금액은 한전에 따로 보전해주지 않았다. 올 여름철도 한시적 완화가 이뤄지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한전은 또 부담을 지게 된다. 1분기에만 60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낸 한전에 이 금액은 결코 적지 않다.
 
원전·석탄발전 가동률이 줄고 비싼 연료를 때면서 나게 된 적자는 정부 정책에 맞추려다가 한전이 입게 된 손실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마땅한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일 간담회에서 “한전 적자를 이유로 전기료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 언급했다. 가정용 인상을 못 하면 산업용 경부하 요금이라도 올려야 하는데 이마저도 불경기에 비용 걱정이 태산인 기업 반발이 예상돼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전과 정부는 ‘핑퐁 게임’을 하고 있다. 한전은 수차례 ‘두부(전기)가 콩(원가)보다 싸다’면서 요금 인상 군불을 지폈다. 여기에 정부는 “인상은 없다”며 맞선다.
 
전기 요금 올라서 좋을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요금을 현실화할 필요성이 있다면 정부는 먼저 솔직하게 인상요인이 있다고 설명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유가 급등까지 겹쳐 인상요인은 허다한데도 정부는 ‘인상 없다’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미스매치’ 때문에 국민은 불안하고 정부를 불신하게 되는 것이다. 장관이 ‘인상 없다’고 쐐기를 박으면 스텝은 꼬이고 문제는 풀기 어려워진다.
 
지난 여름부터 정부에는 10개월의 시간이 있었다. 현재의 복잡하고 불합리한 누진제를 고치기 위해 전압별 요금제, 성수기·비수기 요금이 다른 숙박시설처럼 계절별·시간별 차등 요금제(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 등을 논의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국민을 위한 정부는 ‘선심성’ 요금 인하를 해주는 정부도 아니고, ‘노’로 일관하는 정부도 아니다. 솔직하게 설명하는 정부가 먼저고, 최적의 요금체계를 똑 부러지게 내놓는 정부가 진짜다.
 
서유진 경제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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