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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비대한 공공부문 방치하는 ‘행정개혁 실종 정부’

목영만 건국대 초빙교수·전 행정안전부 차관보

목영만 건국대 초빙교수·전 행정안전부 차관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도 만 2년이 지나 이제 3년 차로 진입했다. 2년이 지나도록 현 정부가 거의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중요한 정책 하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행정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공공 부문 개혁을 시도했다. 이런 노력은 방만하게 운영되던 정부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공사·공단 등 준공공 기관을 통폐합하는 등의 개혁을 추진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공무원 늘면 민간은 그이상 줄어
효율성 높이는 행정개혁 시급해

정부 개혁은 진보나 보수 정부를 가릴 것 없이 추진됐다. 김대중 정부는 물론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중단 없이 추진돼왔다. 비단 행정개혁은 한국 정부만이 직면한 절실한 문제가 아닌 까닭이다. 미국·영국 등 주요 국가들도 행정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고 있다. 공공조직은 그냥 두면 스스로가 확장하는 성향을 갖고 있어서 정부 초창기에 손을 대지 않으면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비효율의 근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 비효율은 국민 세금 부담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행정개혁은 정권이나 정파를 초월해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필수 과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행정개혁이라는 단어가 사실상 실종됐다. 행정개혁의 핵심은 공공적 성격을 가진 모든 조직을 슬림화하고 효율화하는 것이 기본이다. 국민은 정부가 효율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구조조정이라든지 공공부문 통폐합이라든지 공공과 민간의 바람직한 역할 설정을 전제로 한 근본적 행정개혁이라는 화두는 이 정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공무원을 증원한다는 이야기만 들리고 있다. 행정 조직은 비대해지고 행정 개혁은 실종된 것이다. 오히려 민간과 시장에 공공이 무리하게 개입해 시장경제의 효율성이 저해되고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아무래도 현 정부의 기본 마인드는 ‘시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에 찬 나머지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정의의 칼’을 휘두르는 투사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세계 각국 정부는 정부 실패에 초점을 맞춰 지속해서 공공부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안타깝게도 이런 세계적 행정개혁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 공공부문 확장에 열을 올리는 것이 단적인 근거다.
 
공공부문이 단순히 확대된다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늘리는 만큼 비효율적인 부분을 줄여야 한다. 관건은 늘어나더라도 적은 비용으로 더 큰 서비스를 생산해 낼 수 있느냐에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외 경험에 비춰 보면 공공부문이 확장되면서 동시에 효율성도 증대된 사례를 찾을 수 없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공공부문을 늘려서 고용을 확대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을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공무원 1명이 증가하면 민간 기업의 고용이 그 이상으로 줄어든다는 것은 상식이다. 공무원에게 들어가는 비용, 즉 국민 세금을 민간에 투자하면 2~3배 이상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민간과 공공의 현격한 생산성 차이 때문이다. 민간보다 생산성이 낮은 공공부문의 무분별한 확장은 국가의 생산 총량을 감소시킨다. 국가에 재앙이다. 그 고통은 오롯이 미래 세대의 몫이다.
 
상식이 통하는 나라로 돌려세워야 한다. 기본 원칙이 작동하는 사회로 돌아가야 한다. 국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환상을 하루빨리 버리고 시장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가 할 수 없는 일, 정부가 하더라도 하나 마나 한 일은 과감히 손을 털어야 한다. 잘할 수 있는 일만 하는 것, 이것이 행정 개혁이다. 상식에 부합한 행정 개혁마저도 외면한다면 이 정부는 ‘행정개혁 실종 정부’로 기록될지 모른다. 진정한 행정개혁이 추진되길 기대해 본다.
 
목영만 건국대 초빙교수·전 행정안전부 차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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