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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과실 입증 위한 '2차 진단서'…받기 어려운 이유는


[앵커]

병원에서 받은 치료가 잘못됐는데 인정을 안 한다면, 다른 병원에 가서 다시 진료를 받고 진단서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죠. 그런데 이렇게 다른 의사가 한 진료에 대한 의견을 내는 진단서를 받는 게 정말 쉽지 않다고 합니다. 서로 잘못을 들춰내고 싶어하지 않는 의료계 관행 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하혜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직장인 A씨는 지난 2017년, 서울 B대학병원에서 어금니에 보철을 덧씌우는 '크라운' 치료를 받았습니다.

잇몸이 자주 부어 부작용을 의심했지만, B병원 담당의는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어금니가 계속 불편해, 지난해 3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 등 추가 검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진단서 발급은 어렵다고 했고, 일주일 후 찾아간 동네 치과의원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A씨 : (세브란스병원에서는) '물어보니까 얘기는 해줬는데 특별히 써줄 말은 없다'라고… (동네의원에서는) 진단서 발급 요청도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원래 했던 병원에 가서 다시 한번 얘기를 다시 해봐라, 그런 답변이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문제는 없지만 A씨가 건강에 관심이 많으니 치료하고 싶으면 하라"고만 했습니다.

A씨는 외국에 있는 병원 6곳을 찾아갔습니다.

대부분 보철이 치아 크기와 잘 맞지 않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재치료를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진단서를 써줬습니다.

한국소비자원도 B대학병원에 A씨의 치료비를 환급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해당 의사가 진단서 발급을 요청받은 기억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현행 의료법상 정당한 사유 없이 진단서 요청을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박호균/의료소송 전문 변호사 : 의료기관에 가더라도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지 않는 암묵적인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소견서 발급을 의뢰하면 어디다 사용할 건지 용도를 물어보는 경우가 일반적이에요.]

의료 소송 같은 분쟁에 휘말리는 것이 부담스럽고, 동료 의사에게 미칠 영향이 신경쓰여 진단서 발급에 소극적이라는 것입니다.

[대학병원 의사 : 결국에 의사가 그걸 의학적으로 판단을 해서 쓰는 건데, 법적으로도 쓰일 수 있다고 생각을 하면 의사 입장에서는 방어적이 될 수밖에 없죠. 환자가 유리하게 써달라고 요구를 하는 경우는 정말 많아요. 현장에선 그런 거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결국 이런 의료계 분위기에 환자들의 권리만 위축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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