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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대북 식량지원 밝히자 ‘약탈’ 거론한 북한

 정부가 대북 식량 지원 방침을 밝힌 가운데 북한이 19일 대외 원조를 ‘약탈’에 비유하며 경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원조’라는 것은 발전도상나라(개발도상국)들의 명줄을 틀어쥐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지배와 예속의 올가미였고 하나를 주고 열, 백을 빼앗으려는 강도적 약탈의 수단이였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적 협조의 빛나는 모범을 창조하시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지난 17일 오후 국제사회를 통한 정부의 대북지원 계획과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승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지난 17일 오후 국제사회를 통한 정부의 대북지원 계획과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승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신문은 아프리카의 토고와 모잠비크, 유럽의 몰타 등을 사례로 들며 김일성 주석(1994년 사망)의 지원으로 선진국의 경제적 종속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김 주석의 도움을 받은 나라들은 선진국의 예속에서 벗어났다”며 “자립적 민족경제의 튼튼한 토대를 갖추고 자체의 힘으로 전진해 나가는 조선(북한)이 롤모델이 됐다”고도 했다. 자신들은 해당 나라들이 제발로 걸어 나갈 수 있도록 진심으로 정치ㆍ경제적인 도움을 줬지만, 인근 선진국들은 ‘부대조건’을 걸면서 예속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날 보도는 1970년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속하지 않은 비동맹국가들과 연대했던 북한의 ‘과거 업적’을 칭송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지원을 결정한 직후 북한이 노동당의 공식 창구를 통해 ‘약탈’로 경고하고 나선 건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을 받더라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수위를 낮추는 식의 ‘부대조건’을 받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17년 말 결정하고도 집행이 미뤄진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 달러 상당의 인도적 지원을 진행키로 17일 결정했다. 이어 조만간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도 확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대북 지원을 계기로 남북 회담이 재개돼 남북관계 진전과 교착 상태인 북ㆍ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길 희망하는 눈치다.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은 “현재 알려진 북한의 식량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정부의 러브콜을 북한이 무조건 걷어차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미국과 명운을 건 비핵화 협상을 앞둔 북한이 식량 때문에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가 대북 직접 지원에 앞서 국제사회를 통한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식량 분배 모니터링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고려하면서 북한의 반발까지 염두에 뒀다는 후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지원을 검토해 왔다”면서도 “정부 차원의 지원을 위해선 고위급 또는 적십자회담이 필요한데 정부의 순수한 의도와 달리 북한이 응답하지 않을 경우 ‘쌀 주려다 뺨 맞았다’는 역공에 부딪힐 수 있어 고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용수·이유정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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