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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세례 받고 쪽문 탈출 黃…정말 얻어맞으러 광주 갔을까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알고 여길 찾아오냐”
“독재자 후예 황교안은 꺼져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오전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 묘지 기념식장으로 들어가며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오전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 묘지 기념식장으로 들어가며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9시 32분 빨간색 대형 버스를 타고 광주 국립 5ㆍ18민주묘지 앞에 등장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시민들이 거칠게 항의했다. 버스에서 행사장까지의 거리는 200m 남짓이었지만 진입까진 15분이 소요됐다. 시민들이 의자와 물병을 던지며 항의했고, 일부는 스크럼을 짜고 드러누워 황 대표는 우회로를 찾고 또 찾아야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오전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 묘지 기념식장으로 들어가며 항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오전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 묘지 기념식장으로 들어가며 항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선출직 한국당 대표로선 4년 만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는 이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도 함께 했다. 2016년 국무총리 자격으로 방문했을 땐 부르지 않았던 노래다. 1일 노동절 마라톤 행사에서도 입만 뻥긋했을 뿐 따라 부르지 않았다. 다만 다른 여야 지도부와 달리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 박수를 치지 않는 모습은 여러 차례 보였다.  
 
1시간가량 진행된 행사 후 황 대표 등 한국당 일행은 정문인 ‘민주의 문’이 아닌 옆길로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행사 내내 정문 밖에선 시민단체들이 “황교안은 물러가라”며 항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 브리핑을 기다리던 취재진과의 인터뷰도 없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 “제가 기념식에 간 건 환영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가 반드시 참석해야 할 곳이기 때문. 광주 시민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광주 시민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오전 국립 5ㆍ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39주년 기념식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참석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8일 오전 국립 5ㆍ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39주년 기념식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참석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날의 충돌은 일찌감치 예상돼 있었다. 황 대표가 지난 14일 “(5ㆍ18 기념식은) 이번 정부의 국가보훈처에서 오라고 초청한 것”이라며 참석 의지를 확인하면서, 여권과 광주 시민의 분노는 들끓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광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황 대표가 5ㆍ18 기념식에 오는 건 얻어맞으려고 오는 것이고, 이 모든 작태는 인구가 많은 영남의 지역감정을 다시 한번 조장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예고된 충돌’을 알면서도 황 대표가 굳이 광주행을 강행한 데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러 광주시민들의 항의 속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러 광주시민들의 항의 속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황 대표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반대 세력들은 황 대표에게 5ㆍ18 망언자 중징계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당내 세력이 많지 않은 황 대표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내년 총선을 위해 광주 민심을 수습해야 하는 그로선 광주를 계속 찾아 직접 소통하는 방법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은 비판을 받아도, 향후 징계가 마무리되고 총선이 다가오면 황 대표의 광주행이 재평가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5ㆍ18을 바라보는 한국당의 모호한 태도가 별다른 진전 없이 계속 이어진다면, 되레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과 중도층에게도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광주 시민들로부터 비난과 저항을 받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지역 갈등을 조장하고 영남권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시도라고 의심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날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계엄군의 군홧발’이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구두’가 되어 다시 광주를 찾았다. 끝끝내 반성과 사과는 없었다. 황 대표는 돌아오는 즉시, 국회로 복귀해 ‘밀린 죗값’을 청산해라”라고 논평했다. 정의당은 당 차원의 논평을 내고 “한국당은 당내 시민학살 동조세력과 단호히 선을 긋고 5.18 진상규명위 출범에 협조해야 한다. 그것이 한국당이 역사에서 시민과 정의의 편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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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