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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트] 살아있는 '동물'을 '택배'로 보낸다?

 

우리의 일상을 법으로 바꾸다

금요일 6시 30분 JTBC 유튜브 라이브 <로비스트>

 

대상 의원 : 이정미 정의당 의원

통과 가능성 : ★★★★☆

현재 진행상황 : ★☆☆☆☆

예상 통과시점 : 2019년 가을 전

 

살아있는 동물을 택배로 보낸다?

유튜버가 택배 상자를 열자 거북이가 나왔다. 가방이나 신발처럼 황갈색 골판지 상자에 담겨 배송됐다. 미동도 없는 거북이. 플라스틱 모형같았다. 유튜버는 명품 언박싱(제품 개봉) 영상을 촬영하듯 포장을 해체하고 거북이를 꺼냈다. "거북이는 뒤집히면 숨이 막혀 죽을 수 있습니다. (배달할 때) 위로 놔뒀는지는 모르겠네요." 무심한 말이었다. 배송 과정에서 살지 죽을지는 그저 운에 달려있을 뿐이었다. 비슷한 영상은 많았다. 다른 유튜버는 우체국 택배로 턱수염도마뱀을 주문했다. 투명 테이프가 칭칭 감긴 스티로폼 상자를 열자 회갈색 도마뱀이 나왔다. 버둥거리는 다리에는 힘이 없었다. "생명을 택배로 받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살아있는 생물을 택배로 주고받는다니 스트레스 받을 텐데." 댓글에는 염려의 말이 가득했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동물을 택배로 주고받는 행위는 흔했다. 야생동물 커뮤니티와 쇼핑몰 등을 살펴보니 파충류와 조류·포유류·양서류 등 온갖 동물이 택배로 거래됐다. 수많은 생명이 짐짝처럼 어두운 상자에 갇혀 이곳저곳으로 배달됐다. 먹이와 물은 기대할 수 없었다. 살아있으면 다행이었다.
 

 

로비 대상 : 야생동물 택배 금지법

현행법에 따르면 개·고양이는 택배로 보낼 수 없지만 미어캣·라쿤 등은 가능하다. 똑같은 생명인데 법적 분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의 택배 운송만 금지했다. 반려동물의 범위는 개·고양이·토끼·페럿·기니피그·햄스터 등 6종에 불과하다. 그 외의 '야생동물'은 별다른 운송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다. 자연스레 택배 배송이 가능해졌다. 국회에서 이 문제를 처음 지적한 사람은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장하나 의원이다. 2015년 반려동물과 달리 야생동물은 택배로 거래되고 있으며 폐사하는 사례가 많다며 정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그가 공천에서 떨어지자 논의는 중단됐다. 이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 대형 사건이 터져 동물 보호 이슈는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잊힌 야생동물 택배 문제를 다시 꺼낸 건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 개정안을 내놨다. 야생동물 택배 배송을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매긴다는 내용이다. 야생동물이 버려지는 걸 막기 위해 수입·판매업자는 구입한 사람의 정보를 3년 동안 보관해야 한다는 조항도 넣었다. 상식적인 내용이라 국회에서 직접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우선순위에서 밀릴 뿐이었다. 이 의원은 동물 관련 법안이 늘 맞닥뜨리는 벽에 대해 설명했다. "동물 문제를 다루면 '힘들게 사는 사람도 많은데 사람은 뒷전이냐' 생각하시는 분이 많아요. 그런데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자는 논의를 하면, 당연히 사람의 생명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게 되고 존중하는 인식이 깊어지거든요. (사람과 동물 문제가) 대립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상호보완적인 거죠." 현재 이 법안은 법안 통과 5단계(발의→상임위→법사위→본회의→대통령) 중 1단계에 멈춰있다. 찬반 여부를 떠나 논의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로비 포인트 : 소수정당의 설움을 딛고 동물권을

로비스트가 '야생동물 택배 금지법' 통과를 위해 이정미 의원을 만났다. 이 의원은 법안 통과가 늦어지는 이유로 소수정당이 배제되는 국회 제도를 꼽았다. "이 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안에 있는 환경법안소위에서 다룹니다. 그런데 제가 거기에 들어가 있지를 못해요. 정의당이 '비교섭단체'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회는 교섭단체 중심으로 운영한다. 교섭단체는 국회의원 20명 이상 모여야 구성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는 다른 당 의원과 함께 만들 수 있지만 보통 같은 당 의원끼리 조직한다. 현재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은 6명.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교섭단체를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간사님께서 '이건 급한 일이야! 빨리 다루자' 해야 됩니다."

 

야생동물 판매단체의 반대도 극복해야한다. 실제로 법안 발의 직후 파충류 판매업자들이 의원실에 항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 이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법안이 야생동물 거래를 위축시키는 게 아니라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알려야한다. "판매업자들이 전화해서 '생업을 다 접으라는 거냐' 오해하고 항의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생명을 다루는 직업은 그만큼 윤리성이 필요하거든요. 좋은 직업윤리를 구축해가는 과정이 될 수 있어서 통과가 안 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로비 결과 : 통과 가능성 100% 하지만 '한국당' 돌아와야

이 의원은 가을 정기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확신했다. 다만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에 복귀해야 빠른 논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의원님들이 빨리 국회로 돌아오셔야 해요. 지금은 밖에 계셔가지고…." 이 의원은 로비스트와 헤어지기 전 한국당 의원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의원님들! 어서 돌아오세요! 기다리고 있어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법을 바꿉니다.

JTBC 로비스트

기획·제작 : 고승혁, 김민영, 김지원
<로비스트>에 로비 의뢰하기 ▶ https://bit.ly/2PUFd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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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