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김정은의 대미 메신저 된 北 외무성…하노이 이후 전성시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외무성 라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변인’으로 나서며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한 달 새 7번째 대미 메시지를 내놨다. 
 
북한 외무성은 16일 홈페이지에 ‘진정한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의 중요한 대외정책적 립장’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제재가 힘으로는 우리를 어쩔 수 없는 세력들에게 있어서 마지막 궁여일책이라 할지라도 그 자체가 우리의 자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이고 국제적 정의에 대한 횡포한 우롱인 것만큼 우리는 그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맞받아나가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외무성은 이틀 전인 14일엔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 법무부가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압류한 데 대해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라고 강력 반발했다. 또 그에 앞서 11일에는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미 국무부의 대북인권성명에 대해 “허위와 날조로 일관된 궤변”이라고 반응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지난 3월 1일 새벽 하노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협상 결렬이 미국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지난 3월 1일 새벽 하노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협상 결렬이 미국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사실상 외무성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변인이자 대미 외교 창구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이는 하노이 회담 전까지 비핵화 협상을 주도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외무성 라인이 향후 비핵화 협상을 주도할 거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가 지난 4월 1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붉은 원)이 주석단에 앉아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가 지난 4월 1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붉은 원)이 주석단에 앉아 있는 모습. [연합뉴스]

 
외무성은 특히 북·미 간 교착 국면에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이 나올 때마다 자신들의 입장을 내며 맞대응하고 있다. 본게임인 협상에는 나서지 않으면서 외무성 발표 형식으로 일일이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나열하고 있다. 더욱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도 이전과 다른 특이점이다.
 
외무성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빌어 대미 메시지를 발신한 건 올 들어 지난달 18일이 시작이었다. 당시 권정근 외무성 미국국장은 “앞으로 미국과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가 아닌 우리와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미측 비핵화 협상대표 교체를 요구한 셈이다.      
 
이틀 뒤 20일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직접 나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난했다. 최 부상은 볼턴 보좌관을 겨냥해 “3차 수뇌회담과 관련해 두 수뇌분들 사이에 어떤 취지의 대화가 오가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말을 해야할 것”이라며 “멍청해 보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볼턴 보좌관이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로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진정한 징후를 보길 원한다”고 말한 데 대한 반격이었다.  
 
최 부상은 30일에도 폼페이오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그것(비핵화 협상)이 실패한다면 그때 가서는 우리는 분명히 경로를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미국이 운운하는 이른바 ‘경로 변경’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미국만의 특권이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받아쳤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이 지난 4일 처음 미사일 도발을 일으킨 후 이에 대한 첫 공식 입장도 외무성을 통해서 나왔다. 외무성 대변인은 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4일 원산에서 섞어쏘기로 나섰던 훈련은 “자위적인 군사훈련”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시 발사체 가운데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포함된 게 확실시돼 국제사회에서 ‘미사일 논란’이 벌어진 데 대해서도 미사일, 로켓이란 말은 언급하지 않은 채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부대의 훈련”이라고 강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2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새롭게 북한 국무위원회에 편입된 국무위원들 간부들과 집무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2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새롭게 북한 국무위원회에 편입된 국무위원들 간부들과 집무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강하게 반박할 때 최선희가 나서고 아닐 때는 이하 직급이나 대변인을 내세우며 자유자재로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며 “8일 외무성 대변인 문답도 방어적, 자위적 훈련임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대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분석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일단 하노이 회담 이후 대미 창구는 외무성으로 단일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비핵화 협상 등 핵심 결정은 노동당에서 하는 만큼 외무성이 얼만큼 비중 있게 협상을 주도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