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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업체, 대형 공공 SW 구축 꺼리고 유지·보수에만 눈독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 대표 A씨는 최근 정부에서 발주하는 정보화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을 포기했다. 섣불리 덤볐다가 개발에 실패하거나, 발주사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해 손해를 보게 될까봐서다. 그는 “최근 정부 발주 사업은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웬만해선 (정부 발주 사업에) 손을 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수주를 기피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대기업 참여를 제한한 이후 유찰률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경쟁 입찰이 이뤄지지 않아 유찰된 사업 비율이 52%에 이르렀다. 나라장터 사이트에 공개된 소프트웨어 구축·유지관리 사업 가운데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는 40억원 이상 규모 입찰의 계약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유찰률은 2012년까지 36.8% 안팎에 머물렀다. 그러나 대기업 참여 제한 규제 이후 40%대로 뛰더니 2015년(50.5%)부터 줄곧 50%를 웃돌고 있다. 무엇보다 중소·중견 업체가 수익성 낮은 공공사업 수주를 꺼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기업 규제 이후 공공사업 시장을 집중 공략했지만 프로젝트 수행능력 부족과 출혈경쟁으로 손익을 맞추지 못했다. 애초 제시한 제안요청서 대비 과도한 사업 변경 등도 손실 요인이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당장 손실이 나더라도 공공 부문 레퍼런스를 쌓는 게 장기적으로는 이득일 것이라고 판단해 참여했지만 사업 기간이 길어져 비용이 증가하고 나중에 지체 보상금을 무는 일까지 겪다 보니 이제는 정부 사업 수주를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유호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대기업 참여 제한이 직접적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유찰률 증가는 공공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졌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견 업체들은 전략을 바꿔 공공정보화 사업에 대한 수익성 평가를 강화하는 추세다. 특히 리스크가 큰 대형 구축 사업보다는 단순한 유지·보수 사업에만 입찰하는 업체도 늘었다. 이에 따라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가운데 신규 구축 사업 비중은 2013년 64%에서 2016년 26%로 급감했다. 이와 달리 유지·보수 사업의 비중은 같은 기간 36%에서 75%로 증가했다. 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 혁신적 시스템 구축 사업 감소로 경쟁력 감소와 공공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도 문제다. 한 전직 공공기관 발주담당자는 “상당수 사업에서 시작부터 유찰과 재공고를 염두에 둔다”며 “업무 프로세스가 복잡해지고 사업 일정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함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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