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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줄고 빚 많은 일본 쇠퇴, 남북 융합 땐 새 프런티어 생겨

‘세계 3대 투자자’ 짐 로저스
예일대·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하고 콜럼비아대에서 가르친 짐 로저스는 통일한국에 전 재산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민규 기자]

예일대·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하고 콜럼비아대에서 가르친 짐 로저스는 통일한국에 전 재산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민규 기자]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목숨이나 전 재산을 포함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순간과 마주한다. 빈털터리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그런 상황으로부터 도망친다. 다른 이들은 ‘못 먹어도 고(go)’를 외친다.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짐 로저스의 어떤 예견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짐 로저스의 어떤 예견

적어도 ‘수사적인(rhetorical)’ 차원에서 통일한국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세계적인 인물이 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라 불리는 짐 로저스다. 그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짐 로저스의 어떤 예견』의 일어판을 출간했다. 이 책은 일본 아마존 종합 1위로 등극했다. 한국에서도 번역본(사진)이 나왔다.
 
로저스는 여기서 일본이 50~100년 후에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경제는 허울뿐이다” “언젠가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을 망쳤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도 했다.  
 
반면 한국은 세계의 중심이 될 아시아 중에서도 가장 행복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저스는 문재인 대통령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혁신 성장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없어 효과가 의문이라는 따끔한 지적도 한다. 그는 “한국에 모든 재산을 걸고 싶다”고 한다. 이유가 뭔지 궁금해 최근 방한한 그를 롯데호텔에서 인터뷰했다.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 성장 효과 의문
 
일본이 50~100년 내로 사라진다는 내용을 담은 이번 책에 대한 일본인의 반응은?
“많은 일본인이 수긍했다. 그들이 관심을 보인 이유는 드디어 누군가가 그들에게 진실을 말했기 때문이다. 나는 고등수학이 아니라 더하기 빼기만 알면 알 수 있는 명백한 것을 말했다. 일본의 부채는 늘고 있고 인구는 줄고 있다. 일본은 재앙을 향해 치닫고 있다.”
 
50~100년이란 표현은 메시지 전달을 위한 수사적 도구 아닌가.
“나는 정말 일본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른 시일 내에 누군가가 빚을 갚고, 애를 낳고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렇게 된다. 의견이 아니라 팩트다.”
 
책에서 근면성이나 품질 제일주의 같은 일본의 훌륭한 국민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아무리 국민성이 좋아도 국가의 쇠퇴를 막을 수 없는가.
“일본의 국민성은 기막히게 좋다. 아마도 세계 최고다. 일본인은 뭐든지 잘한다. 근면하다. 세계 최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일본에 있다. 하지만 인구가 줄고 부채가 늘면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어도 소용없다. 결국 차를 만들 사람도 살 사람도 없게 된다.”
 
그렇다면 반대로 국민성이 좀 나빠도 경제 상황이 좋으면 부상할 수 있는가.
“그런 경우는 희귀하다. 막대한 양의 석유나 금을 발견했다면 또 모를까.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저축해야 한다. 축적한 자본을 투자하면 경제가 발전한다. 세계 모든 경제학자가 그렇게 말한다. 이는 카를 마르크스도 인정했다.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자본이 있어야 한다. 다만 마르크스는 ‘누가 자본을 소유해야 하는가’에 대해 틀렸을 뿐이다.”
 
부채와 출산율 등에서 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이 통일되지 않는다면, 적어도 남북이 평화체제로 가지 못한다면, 한국 또한 일본과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인가.
“한국에선 38선이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에 새로운 프런티어(frontier)가 생긴다. 잘 교육받은 값싼 노동력이 있고 많은 자원이 있는 북한이라는 프런티어가 열린다. 통일한국에서 구(舊) 북한 지역 사람들은 아이도 많이 낳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인구 감소 문제도 해결된다. 게다가 북한은 빚이 없다. 누가 김씨 일가에게 돈을 꿔주겠는가. 경영능력과 자본을 갖춘 한국에 북한이라는 새로운 프런티어가 열리지만 일본에는 프런티어가 없다. 일본에는 값싼 노동력도 없다. 일본은 비즈니스에 돈이 아주 많이 드는 나라다.”
 
한국은 아직 모든 면에서 선진국이 아니라 경제적인 부담이 있다.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다. 한국은 더는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 지금은 1959년이 아니라 2019년이다.”
 
한국은 언제 어떻게 통일을 성취할 것이라고 보는가.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
“일본은 남북통일에 반대한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찬성한다고 본다. 북한도 한국도 통일에 찬성한다. 그래서 통일은 이루어질 것이다. 통일이 되면 남북이 다시 교역하고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할 것이다. 한국은 통일의 비용보다 더 큰 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다.”
 
통일과 관련해 주한 미군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다.
“미군은 철수를 바라지 않는다. 지도를 보면, 한반도는 미국이 중국 국경과 러시아 국경에 군을 배치할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곳이다. 미국과 중국 혹은 러시아 사이에 분쟁이 발발하면 중국이나 러시아는 우선 한국을 침공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에 보면 ‘내가 만약 일본의 총리가 된다면’이라는 항목이 있다.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귀하가 한국 대통령이라면 무엇을 하겠는가.
"나라면 38선을 없애 사람들이 오가게 할 것이다. 38선에서 K팝 콘서트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나는 전 세계 곳곳에 투자한다. 한국은 규제가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다. 한국에 투자하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 내가 보기에 문 대통령은 매우 스마트한 인물이다. 그래서 나는 문 대통령이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본다.”
 
북한에 막대한 지하자원이 있다고 한다. 만약 그렇다면 통일비용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북한 지하자원은 과대평가됐는가, 아니면 과소평가됐는가.
"과소평가됐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아무도 모른다’가 진정성 있는 대답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행한 북한 자원 조사 이후에 아무도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았다. 아마 북한 자신도 모를 것이다.”
 
패전한 일본은 한국전쟁 덕분에 고속성장 시대를 개막할 수 있었다. ‘한국의 평화(Korean Peace)’ 덕분에 일본이 자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의 통일은 일본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문제는 매우 심각하기에 큰 도움은 받지 못할 것이다.”
 
 
북한의 막대한 지하자원 과소평가 돼
 
2013년 9월 개성공단의 한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3년 9월 개성공단의 한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있다. 투자의 비결을 딱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Buy low and sell high)는 것이다.”
 
역사를 알아야 돈의 흐름이 보인다고 주장한다.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시장에 관심이 있다면 한국사와 동아시아 역사를 공부해야지 하와이의 역사나 중남미의 역사를 공부할 필요는 없다. 투자할 곳의 역사를 파고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할 게 있다면.
"걱정하라는 것이다. 굉장히 많이 걱정하라는 것이다. 왜냐면 세계 경제는 심각한 문제와 마주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생존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내가 생존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나 또한 내가 살아남을지 확신하지 못한다. 

세상에 대해 많이 알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여러분이 세상을 공부하면 걱정하게 될 것이다. 걱정하면 준비하게 될 것이다. 준비하면 여러분은 생존할 것이다.”
 
김환영 대기자 / 중앙콘텐트랩 whanyung@joongang.co.kr
짐 로저스 예일대에서 역사학을,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학·경제학을 전공했다. 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글로벌 투자사인 퀀텀펀드를 설립하고 10년 동안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려 월가의 전설이 됐다. 80년 37세의 나이에 은퇴를 선언한 후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금융론을 가르쳤다. 평생의 꿈이었던 오토바이 세계 일주에 나서 52개국 16만㎞를 주파해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다가올 세기는 아시아의 시대가 되리라 예견하고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에 정착했다. 저서로는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 『백만장자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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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