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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금지 발령에도 생계걱정에···60대는 리비아 못떠났다

청와대가 17일 "작년 7월 6일 리비아 남서부 자발 하사우나 소재 수로관리회사인 ANC사 캠프에서 무장괴한 10여명에게 납치된 우리국민 주 씨가 피랍 315일 만에 한국시간 어제 오후 무사히 석방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8년 8월 1일 리비아 유력 매체 '2018뉴스'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된 영상 속 주 씨 모습.[218NEWS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청와대가 17일 "작년 7월 6일 리비아 남서부 자발 하사우나 소재 수로관리회사인 ANC사 캠프에서 무장괴한 10여명에게 납치된 우리국민 주 씨가 피랍 315일 만에 한국시간 어제 오후 무사히 석방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8년 8월 1일 리비아 유력 매체 '2018뉴스'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된 영상 속 주 씨 모습.[218NEWS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리비아는 2014년부터 정부가 최고 수준의 여행경보인 ‘여행 금지(흑색 경보)’를 발령한 지역이다. 이 곳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됐다가 315일 만에 풀려난 주모(62)씨는 리비아에서 20년 이상 근무하고 있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17일 전했다. 그는 리비아 남서부 지역인 자발 하사우나 소재 수로관리회사인 ANC에서 근무해왔다. 지난해 7월 6일 무장괴한 10여명에게 납치된 곳 역시 근무지의 캠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주모씨는 16일 풀려난 뒤 외교부 관계자에게 “나로 인해 여러 사람들이 고생한 것 같아 죄송하다”며 “대통령님과 정부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주모씨는 피랍 기간인 315일 동안 면도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염이 긴 상태였고 빛이 차단된 폐쇄 공간에서 오래 생활해 시력 악화를 호소했다고 한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주모씨는 “함께 피랍된 필리핀 인질 3명과 달리 나는 말동무도 없었기에 (실제 피랍 기간인) 315일보다 더 긴 900일 정도 피랍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건강 상태는 비교적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한국 공관에 머물고 있는 주모씨는 18일 귀국 예정이다. 귀국 후엔 테러방지법에 의해 정부 합동조사를 받게 된다.    
 
주모씨 구출을 위해 정부는 지난해 7월 피랍 이후 재외국민보호대책 본부를 설치하고 24시간 대응 체제를 마련했었다. 주무 부처인 외교부와 함께 청와대ㆍ국가정보원 등이 합동 TF를 구성했고 한ㆍ리비아 외교장관 회담 및 총리 간 전화 통화 등의 노력이 이어졌다. 백주현 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국장(전 카자흐스탄 대사)은 지난해 8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특사로 리비아 현지에 파견되기도 했다.  
 
주모씨는 정부의 흑색 경보 발령 후에도 리비아가 오랜 생활의 근거지라는 점에서 체류를 고집해왔다고 한다. 60대인 연령을 고려할 때 귀국해도 생계 등이 우려된다는 점에서다. 외교부에 따르면 리비아 내전 발발 후 정부가 흑색 경보를 내렸을 당시 모두 38명의 한국 국민이 체류 중이었다고 한다. 흑색 경보가 내려진 지역에 계속 체류할 경우 여권 몰수 및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리비아 피랍자 구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리비아 피랍자 구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주모씨가 315일 간의 피랍 후 풀려난 17일 현재에도 한국인 4명이 리비아에 체류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리비아에 남아있는 4분에 대해서도 철수 권고를 강력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내전 상황에도 불구하고 리비아에 체류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남아 있는 4명 역시 (주모 씨와 같이) 연령대가 있으신 분들이라 (귀국 시) 생계 유지의 문제를 걱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 4명 중 3명은 주모씨와 같은 ANC사 소속이고 1명은 자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에 대해선 흑색 경보 위반에 따른 여권 몰수 및 형사 고발 등의 조치가 이미 취해졌다. 38명 중 자발적으로 리비아를 떠난 이들에 대해선 이런 처벌이 면제됐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한국인 등 4명의 인질을 구출하다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전사한 세드리크 드 피에르퐁 상사(왼쪽)와 알랭 베르통셀로 상사의 생전 모습. [EPA=연합뉴스]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한국인 등 4명의 인질을 구출하다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전사한 세드리크 드 피에르퐁 상사(왼쪽)와 알랭 베르통셀로 상사의 생전 모습. [EPA=연합뉴스]

 
이번 주모씨 석방을 계기로 정부는 여행 금지에 관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앞서 14일엔 서아프리카의 여행 자제(황색 경보) 지역인 부르키나파소 지역을 여행하다 피랍됐던 여행객 장모씨가 귀국했다. 장모씨는 지난달 미국인 여행객과 함께 납치돼 억류됐다가 28일 만에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됐다. 장모씨와 함께 프랑스인 인질 2명도 함께 피랍됐고, 한국 정부엔 관련 사실이 통보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프랑스 특수부대인 코만도 위페르 부대가 인질 구출 작전을 실행하던 중 2명의 대원이 목숨을 잃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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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