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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배신의 정치' 편승한 죄…경찰대 첫 경찰청장의 몰락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을 동원해 정치에 개입하고 정부 비판 세력을 사찰한 혐의를 받는 강신명(가운데), 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15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을 동원해 정치에 개입하고 정부 비판 세력을 사찰한 혐의를 받는 강신명(가운데), 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15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15일 구속된 강신명(55) 전 경찰청장은 경찰대 출신으로는 최초로 경찰총수가 됐다. 경찰대 2기인 강 전 청장은 쟁쟁한 경찰대 1기 선배들을 제치고 임명됐다.
 
2014년 8월 청장으로 임명될 당시 나이는 만 50세 3개월로 역대 최연소를 기록했다. 경찰청장 임기제가 도입된 2003년 12월 이후 2년 임기를 마친 청장으로 이택순 전 청장(2006년 2월~2008년 2월)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재임 시절인 2016년 초부터 동료 경찰로부터 혹독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경찰대 1기인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은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신뢰회복을 기치로 내걸었던 경찰대학 졸업생 출신 첫 청장이 지나치게 정권의 눈치를 보는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불행한 일이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가 수사하고 있는 정보 경찰의 정치 개입 의혹 사건은 황 청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시점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검찰은 강 전 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들이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맞아 정보 경찰을 이용해 친박계를 위한 맞춤형 선거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 대책을 수립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올해 초 경찰청 정보국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2016년 초 만들어진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의원에 대한 보고서 수백건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대표 모두 당시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들과 공천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유승민 의원이 2015년 6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고 낙인찍힌 뒤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뒤의 일이다.

2017년 3월 바른정당 대선주자였던 유승민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불복하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에 대해 "헌재 결정 불복은 법치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며 헌법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오종택 기자

2017년 3월 바른정당 대선주자였던 유승민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불복하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에 대해 "헌재 결정 불복은 법치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며 헌법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오종택 기자

 
유승민 의원은 1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2015년 5~6월 국민연금법과 국회법을 통과시키면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날카로운 공격을 받았다”며 “이후 2016년 4월 무소속으로 출마할 때까지 대구 지역구에서 여론조사가 매일같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중에야 그 여론조사가 국정원 특수활동비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1964년 경남 합천 출생인 강 전 청장은 대구 청구고를 나왔다.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5년 12월에 임명된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강 전 청장의 대구 청구고 4년 선배다. 서울 송파경찰서장과 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을 거친 그는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에 발탁됐다. 사회안전비서관은 청와대와 경찰을 잇는 역할을 한다. 경찰 내부에선 이런 인연 때문에 강 전 청장이 선거에 깊이 개입하게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강 전 청장 측은 지난 15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청와대가 시키는 대로 만들었다”며 “만든 정보가 어떻게 쓰일지는 잘 몰랐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원한 현직 경찰 간부도 “청와대에서 보고서를 만들어 달라는데 거절할 공직자는 이번 정부에도 없을 것”이라며 “경찰은 보고만 올릴 뿐 판단은 청와대에서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청 정보국 폐지 등 정보 기능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시 강조되고 있다. 이번 정부 경찰개혁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정치권이 악용하기 좋은 조직인 정보국 자체가 사라지면, 정치권력이 경찰을 악용하려는 불순한 의지를 갖더라도 실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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