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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버금가는 자체 개혁 해야

문무일 검찰총장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특히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우려를 반영하겠다”며 검사장들에게 보낸 e메일에 대해 “장관 지적대로라면 검찰은 입을 닫아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이런 이례적 입장 표명은 상황을 그만큼 심각하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건은 검찰의 인식이 주권자인 시민들의 생각과 얼마나 같으냐다.
 
문 총장은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법안들은 형사사법 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맞지 않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를 담당하는 어떠한 기관에도 통제받지 않는 권한이 확대돼선 안 된다”며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에 반대했다. 주목되는 것은 문 총장이 제시한 이유다. “수사 착수한 사람이 결론을 내리게 해선 안 된다.”
 
‘수사 착수와 수사 종결을 분리해야 한다’는 문 총장의 문제의식은 틀리지 않다. 경찰 수사를 견제하는 기능이 필요한 건 검찰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수사지휘권’이란 명칭과 개념이 시대 변화에 맞는지는 의문이지만 그러한 견제와 검증의 기능은 유지돼야 한다. 문제는 그간 검찰의 수사지휘가 온전히 피의자 인권이나 범죄 수사를 위한 게 아니었다는 데 있다. 수사지휘권을 검사가 연루된 사건 등에 오·남용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검찰은 원칙을 말하는 데 그치지 말고,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를 어떻게 민주적·합리적으로 할 것인지도 말해야 한다.
 
나아가 ‘수사 착수-종결 분리’ 원칙은 검찰 조직에도 철저히 적용돼야 한다. 문 총장은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대폭 축소하겠다”며 “재정신청 제도를 전면 확대해 검찰의 수사 종결에도 실효적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취임 후 대검찰청 인권부 설치 등 내부 통제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 정도 대안으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손에 틀어쥐고 있는 비대한 검찰권에서 비롯되는 부작용들을 막을 수 없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도입도 기소독점을 완화하기보다 ‘수사 경쟁’ ‘기소 경쟁’을 심화시킬 뿐이다.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도입으로 ‘통제받지 않는 수사기관들’만 늘려 놓는 결과가 돼서야 되겠는가.
 
“일부 중요 사건에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있었고, 억울함을 호소한 국민을 제대로 돕지 못한 점이 있었던 것도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문 총장은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그 말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검찰은 수사권·기소권 분리에 버금가는 자체 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 또 ‘살아 있는 권력’은 봐주고 ‘죽은 권력’은 과잉 조사한다는 비판이 더는 나와선 안 된다. 문 총장이 양복 재킷을 벗어 흔들며 “정치적 중립은 옷(검찰)을 보고 말하면 안 된다”고 했지만 그렇다면 ‘흔들린’ 책임은 누구에게 물으란 말인가. 검찰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면 외부로부터의 개혁을 피할 수 없다. 시간은 이제 검찰 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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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