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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 80일…경제·민생 945번, 독재 246번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17일로 황교안 대표 체제 80일째를 맞는다. 정치인의 언어는 그의 가치관,철학을 반영한다. 지난 15일까지 황 대표가 당 회의와 의원총회·장외집회·페이스북 등을 통해 말한 23만여자의 공식 메시지를 분석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경제 관련 단어였다. 경제(698회)·민생(247회)·원전(169회)·시장(143회)·기업(141회)·일자리(133회) 등 6개 단어가 빈도순 20위 권에 들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나머지 한 축은 대여투쟁 성격의 단어로, 독재(246회)·좌파(199회)·심판(135회)·투쟁(130회) 등 4개 단어가 포함됐고, 나머지 10개 단어는 국민·정권·자유한국당·정부·정치·대통령·문재인 등 일상적 정치 관련 용어였다.
 
황 대표가 ‘민생투쟁 대장정’을 시작한 지난 7일 이후만을 따져봐도 민생(83회)·경제(62회)·원전(33회)·정책(33회) 등이 자주 거론됐다. 그는 16일 대장정 중간결산 성격의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경제 실정의 폭격을 맞은 민생 폐허의 현장이었다”며 경제 문제를 집중 언급했다.
 
투쟁(23회)·좌파(21회)·독재(17회) 등도 여전히 순위권에 있었다. 4일과 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안보(21회)가 새로 포함됐다. 결국 황 대표의 메시지는 ‘경제’와 ‘대여 투쟁’ 두 축으로 요약된다.
 
이런 ‘황교안 언어’는 과거 한국당의 당권을 쥐었던 인사들의 메시지와는 차이가 있다. 경제 관련 언급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보다 많았다. 김 전 비대위원장의 메시지 분량(29만자)은 황 대표(23만자)보다 많았지만 경제(448회)·시장(136회)·기업(112회) 등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좌파란 단어도 딱 2차례 썼고, 독재(4회) 대신 독선(8회)이라는 표현을 더 자주 썼다. 이마저도 빈출 어휘는 아니었다.
 
홍준표 전 대표의 경우 공식 메시지 41만자 가운데 경제(436회)·기업(408회) 등의 단어가 수위에 올랐지만, 황 대표에 비해선 비율이 높지 않았다. 좌파(267회) 등 강경 투쟁성 단어가 자주 등장한 건 황 대표와 유사하고, 사회주의(116회)라는 단어는 공안검사 출신인 황 대표(9회 언급)보다 많이 거론했다.
 
정치권과 학계에선 황 대표의 이런 메시지가 당 차원의 의도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좌파독재’ 등 대여 강경 투쟁 발언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경제 실정을 집중 비판하면서 중도층을 끌어모으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 김세연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다음 총선 프레임은 경제 망친 정당 vs 경제 살릴 정당”이라고 썼다.
 
황 대표의 강성 단어가 전략적으로 좋은 선택이 아니란 평가도 나온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는 일반적으로 법치·질서·안정 같은 단어를 사용해왔지만, 지금은 장외투쟁 수순이다 보니 투쟁·독재·좌파 등의 단어를 선택했다”며 “짧은 시간 내 대립각을 강하게 세우다 보면 표현이 점점 과격해질 수 있고 그러면 중도층 포섭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영익·임성빈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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