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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한파 오구라 “일본의 반한(反韓), 반한국 아닌 반한국인”

오구라 가즈오

오구라 가즈오

“일본인의 반한(反韓)은 ‘반한국’이라기 보다는 ‘한국인이 괘씸하다’ 쪽에 가깝다. (반대로)한국의 반일(反日)이 꼭 ‘반 일본인’인 건 아니다. 일본과 일본인을 나눠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도 한국인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을 사랑하는 외교관’으로 통하는 오구라 가즈오(小倉和夫·80·사진) 전 주한일본대사(1977년~79년)가 16일 자 요미우리 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일 관계 악화와 관련, “양측의 요인이 있다”며 일본 측 요인으로 한국인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꼽았다. 국민이 서로 이해를 높여야 국가 간 정치적 관계가 악화하더라도 국민 간 교류가 지속하는 성숙한 관계 수립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최대 현안인 징용문제에 대해서도 “국제법상의 적합성과 국가전략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한국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해서는 안 되지만, 적어도 (한국의 입장을)이해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65년 국교정상화 당시 박정희 정권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맹렬했다”, "전두환 정권때 일본 외무성 동북아과장이던 내게 전대통령의 측근이 ‘65년 합의는 잘못됐다’며 수정을 요구해오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일본의 식민지지배(문제)는 그렇게 간단하게 사라질 얘기가 아니란 점을 일본인들이 이해해야 한다”는 그는 ‘국제법 테두리 내에서의 해결’을 강조했다. 오구라 전 대사는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등을 포함해 일본이 마지막까지 (국제법적인 해결을 위해)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계 악화에 관련한 한국 측 요인으로 오구라 전 대사는 ▶북한 문제에 대한 한·일 양국의 시각차▶반일색채가 강한 시민운동 풍토 등을 꼽았다. 그는 북한 문제를 보는 근본적인 시각차가 있고, 그 결과 한국이 일본보다 중국을 중시하고 있다고 봤다.
 
오구라 전 대사는 “‘반일’이라는 주제가 한국사회에서 잘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시민단체들이 그런 색채로 흐르기 쉽다”고도 했다.
 
그는 "왜 양국은 진정한 의미의 화해를 하지 못하는 걸까”라고 자문한 뒤 "문제는 한국의 내부, 일본의 내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선 식민지 지배에 협력한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에 대한 분석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일본에선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처럼 식민지 지배에 반대한 사람들이 충분히 평가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오구라 전 대사는 한국 문화계 인사들과 관계가 두텁다는 평가다. 주프랑스 대사 등을 지낸 뒤 현재 ‘일본재단패럴림픽서포트센터’이사장을 맡고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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