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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물량 못 따면 끝장…르노삼성 노사 싸움 접는다

임금단체협상이 타결되면 르노삼성차는 XM3(아래 사진) 등 신규물량 확보가 시급하다. 부산공장(위 사진)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연합뉴스]

임금단체협상이 타결되면 르노삼성차는 XM3(아래 사진) 등 신규물량 확보가 시급하다. 부산공장(위 사진)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연합뉴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11개월 만에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의 잠정합의안을 내놨다. 지난해 6월 첫 상견례 이후 노사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62차례나 부분파업을 벌였다. 오랜 갈등 끝에 합의점을 찾았지만 노사 모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15일 열린 29차 본교섭에서 1박2일 마라톤 협상 끝에 16일 새벽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냈다. 노조는 21일 총회를 열어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쳐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입장차가 컸던 기본급 인상은 노조가 한발 물러섰다. 대신 사측이 다양한 보상방안을 제시했다. 기본급 유지 보상금 100만원을 지급하고 중식대 보조금도 3만5000원 인상한다. 성과급은 총 976만원과 통상임금의 50%를 지급한다. 이익배분제(PS)에 따라 1인당 426만원을 지급하고 생산성격려금(PI·통상임금의 50%)도 준다. 창립기념선물비 증액 등을 합하면 1인당 최소 1000만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
 
르노삼성차 XM3. [연합뉴스]

르노삼성차 XM3. [연합뉴스]

전환배치 문제도 일단 한발씩 물러섰다. 노조는 협상 막바지 전환배치 때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단협에 포함하자고 주장했다. 잠정합의안에선 ‘전환배치 절차 개선’이란 문구로 대신했다. 르노삼성차 노조 설립 당시엔 단협에 ‘전환배치 합의’ 문구가 있었지만 전환배치를 놓고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2010년 회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단협에서 이 내용이 빠졌다. 이번 단협에서 절차를 개선키로 한 만큼 다음 단협 때 다시 불씨가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
 
노사가 한발씩 물러선 건 분규가 계속될 경우 회사의 명운이 위협받을 수 있어서다.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일본 닛산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은 오는 9월 끝난다. 지난해 기준 로그 생산량(10만7245대)은 르노삼성 부산공장 총생산(22만7577대)의 절반(47.1%)을 차지한다. 후속물량 배정을 못 받으면 내수와 자체 수출을 합쳐도 10만대 미만으로 생산량이 떨어진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한국 완성차 5개사 가운데 내수 판매 꼴찌를 기록했다. 9만369대를 팔아 한국GM(9만3317대), 쌍용차(10만9140대)에도 밀렸고, 수입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7만798대)와도 격차가 좁혀졌다. 장기 분규가 타결국면에 들어서면서 르노삼성차는 내년 상반기 출시되는 쿠페형 SUV XM3의 수출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XM3는 르노삼성차가 개발에 참여하고 국내 생산설비도 갖추는 신차다.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 등과 유럽 수출물량 생산기지 후보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르노그룹은 3월 초 XM3의 유럽 수출공장을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르노삼성차 노사분규 여파로 올해 상반기까지로 미뤘다. 바야돌리드 공장은 부산공장보다 생산성이 높고 임금은 70% 수준에 그친다. 유럽 자동차 시장 부진으로 바야돌리드 공장도 추가 물량 확보에 필사적이어서 부산공장의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
 
이번 분규 과정에서 사퇴했던 이기인 르노삼성차 전 제조본부장(부사장)은 잠정합의안이 나온 직후 본지와 통화에서 “르노삼성차는 과거 ‘노사관계의 모범사례’였고 위기극복 DNA를 가졌다”며 “찬반투표에서 통과돼 임단협이 체결되면 추가 물량확보 가능성도 커지고 르노그룹에서 르노삼성차가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할 토대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문희철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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