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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 터트리자, 시진핑은 美국채 팔아치웠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최근 미국 국채를 대량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채 매각은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쓸 수 있는 '비관세 보복 카드'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이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이라는 지위를 무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미 재무부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3월 미 국채 204억5000만 달러(약 24조3170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중국이 한 달 동안 미 국채를 매각한 규모로는 2016년 10월 이후 2년 5개 월만의 최대치다. 
 
이에 따라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3월 말 기준으로 1조1205억 달러로 낮아졌다. 지난 2017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월보다 104억 달러 줄었다. 104억 달러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지난해 중국이 꾸준히 미 국채를 내다 판 규모까지 더해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규모가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과 싸우기 위해 미 국채 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미국보다 실탄(관세 부과 대상 수입품)이 적은 중국이 무역전쟁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비관세' 보복 카드를 사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이 미 국채를 대량으로 내다 팔면 국채 가격이 내려가고 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이후 미 국채 보유 규모를 줄여나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관세 전쟁'을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해 6월 말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는 1조1912억 달러였다.
 
이후 지난해 11월 말(1조1214억 달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휴전을 선언한 뒤에는 보유액을 늘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 연속 미 국채 보유 규모를 늘렸다가 지난 3월 다시 떨어뜨렸다.
  
해외에서 보유한 미 국채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7.3%로 줄었다. 2006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비중이다. 미 국채를 보유한 상위 10개국 가운데 중국이 한 달 새 보유 규모가 유일하게 줄었다.
  
하지만 중국은 미 국채 최대 보유국 지위를 지켰다. 일본은 같은 달 1조781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가장 많은 미 국채를 보유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삐걱거리면서 중국이 미 국채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중국이 본격적으로 이를 '무기화' 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미 국채 가격이 내려가면 중국이 보유한 외환 자산가치도 급감하면서 중국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미 CNBC 방송은 중국의 미 국채 매도 카드를 "자기 파멸적 핵 옵션(self-destructive nuclear option)"이라고 부르며 "가능성이 작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중국이 미 국채를 팔아치운다고 금리가 확 뛰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격렬해지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가 투자처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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