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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가 아이를 때린대요…양육자 바꿀 수 있을까요?

기자
배인구 사진 배인구
[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75)
저는 1년 전에 이혼했습니다. 이혼 재판이 끝날 때까지 4년 정도 걸렸습니다. 아이 엄마와 저는 이혼하는 것만 의견이 일치했고 나머지는 하나하나 다투면서 말 그대로 지옥 같은 싸움을 했습니다. 
 
제가 아이를 키우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아이 엄마에게 보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면접교섭 때 제게 엄마가 자기를 때렸다고 했습니다. [사진 photoAC]

제가 아이를 키우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아이 엄마에게 보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면접교섭 때 제게 엄마가 자기를 때렸다고 했습니다. [사진 photoAC]

 
이혼하는 과정에서 아이 엄마가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 엄마는 제가 아이를 때릴까 봐 불안해하면서 한시도 아이와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무척 집착했고, 맹목적으로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집요하게 자신의 의견을 강요했습니다. 
 
저는 이혼 소송을 하면 할수록 제가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법원은 아이의 양육자로 아이 엄마를 정했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대법원에 상고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대법원에서 바뀔 확률은 1%도 되지 않고, 힘만 드니 그만 포기하라고 했습니다. 저도 이미 많이 지친 터라 상고를 포기해 법원이 정한 대로 재산분할도 마쳤습니다. 그리고 역시 법원이 정한 대로 면접교섭을 하는 것이 저의 유일한 낙이 되었습니다.
 
아직 만나는 사람도 없고 솔직히 양육비를 주는 것이 조금 아깝기는 하지만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열심히 일해서 양육비를 송금하고 있습니다. 딸아이는 지금 일곱 살이고 내년에는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딸아이가 면접교섭을 마치고 돌아갈 때마다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랑 같이 살면 안 되느냐고 묻는 아이를 보면 제 가슴이 미어집니다.
 
제가 무엇을 잘못해서 이렇게 딸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지 화가 납니다. 그런데 지난 면접교섭 때는 아이가 제게 엄마가 때렸다면서 무섭다고 했습니다. 그토록 폭력을 혐오하던 아이 엄마였는데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혼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제가 다시 아이를 키우겠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이혼하는 과정에서 아주 힘드셨군요. 그런데 먼저 사례자도 무척 힘들었지만 아이가 가장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례자의 어린 딸아이는 사례자 부부가 전쟁 같은 이혼 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내 잘못으로 부모가 이혼할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엄마와 아빠 중 누구와 살 것인지 의견 표명을 강요당하면서 충성 갈등을 겪으며 엄청난 상처를 받았을 것입니다.
 
또 보통 상대방에 대해 갖는 분노와 증오 감정을 아이도 같이 느낄 것을 부모가 아이에게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에 아이가 상처받기도 하는데, 사례자의 아이는 아주 어렸기 때문에 이런 상처가 더욱 깊을 것입니다. 심지어는 아이의 고통은 전혀 외면하고 본인의 상처에만 집착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이렇게 부모의 고갈등 상황에 노출되어 한쪽 부모와 동일시하면서 다른 부모를 적대시하는 아이들을 '부모따돌림 증후군(Parental Alienation Syndrome)'이라고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사례자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혼 과정에서 부모가 아이를 서로 키우겠다고 다투었습니다. 그 부모는 정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막상 이혼하고 법원이 일방 부모를 아이를 양육자로 정하자 그 순간 이겼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양육과정에서 생기는 당연한 어려운 점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그 원망을 아이에게 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부부의 이혼은 부부가 결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에게 미안해야 할 부모가 오히려 자신의 결정을 아이가 지지하길 바란다. 이 모두 아이에 대한 학대이다. 사진은 드라마 '아내의 자격' 한 장면. [사진 JTBC]

부부의 이혼은 부부가 결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에게 미안해야 할 부모가 오히려 자신의 결정을 아이가 지지하길 바란다. 이 모두 아이에 대한 학대이다. 사진은 드라마 '아내의 자격' 한 장면. [사진 JTBC]

 
그때 내가 너를 키우겠다고 왜 고집을 부렸는지 모르겠다면서 아이의 사소한 잘못에도 과잉 반응하고 심지어 아이를 폭행하기도 한답니다. 부부의 이혼은 부부가 결정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에게 오히려 미안해야 할 부모가 자신의 결정을 아이가 지지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도 자신과 동일하게 상대방 배우자를 나쁜 감정으로 대하길 원하기도 합니다. 이 모두 아이에 대한 학대입니다.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아이의 말처럼 엄마에게 학대를 받았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아빠의 감정이 투사된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엄마를 비난하는 말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례자 입장에서는 맞았다는 말에 얼마나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이혼하면서 법원이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했어도 사정이 변경되면 다시 가정법원에 친권자 양육자 변경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혼소송이 무척 힘드셨다는 사례자에게 유감이지만 우선 이러한 변경 신청 재판과정을 통해 아이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이 기회에 아이의 양육자로 지정받기보다 전문가에게 이혼소송으로 아이가 받은 상처가 치유되었는지, 그리고 아이의 부모인 사례자와 아이 엄마도 상담이나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는지 살펴보실 것을 권합니다.
 
배인구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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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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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