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정년 63세로 연장…버스 파업 푼 열쇠

전국 버스 대란은 막았다. 주요 도시에서 파업 돌입 직전에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됐다. 타결된 임금·단체협상에서 눈에 띄는 건 단연 정년 연장이다. 파업을 막은 일등공신이란 평가가 나온다.
 
서울 버스 노사는 현재 만 61세(지난해 합의)인 정년을 내년에 62세로, 2021년에 63세로 순차 연장키로 했다. 대구·인천·울산도 현재 61세인 정년을 63세로 늘렸다. 창원은 현재 60세인 정년을 63세로 연장했다.
 
대법원이 지난 2월 육체노동자의 취업 가능 연한(정년)을 65세로 판결한 뒤 전국에서 대규모로 동시에 이뤄진 첫 정년 연장이다.
관련기사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버스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년 연장은 노사 모두에 불가피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인력이 넘치는데 정년 연장을 요구하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비칠 수 있지만 인력난이 있는 곳은 나이를 고용시장의 잣대로 삼을 수 없다는 뜻이다.
 
노선버스 업계의 이번 정년 연장은 업계의 특성이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 만성 인력부족에 허덕이는 업종이어서다. 회사로서도 정년 연장이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노조도 이런 사정을 안다. 정년을 늘림으로써 인력 충원 요구를 대체한 셈이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정부는 정년 연장 문제를 거론하지도 않았다. 인력 확보를 위한 현실적 타협점이라는 데 노사의 생각이 같았다”고 말했다. 최균 대구 동명버스 대표는 “숙련된 근로자가 더 남아 있게 돼 회사 입장에선 오히려 한숨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상훈 대구시내버스노조 사무처장도 “대구에선 61세에 퇴직해도 촉탁으로 65세까지 일하는 경우도 있다. 정년 연장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년이 연장된 지역은 공교롭게 준공영제가 실시되는 곳이다. 준공영제는 토지 공개념처럼 대중교통에 공개념을 접목한 체계다. 노선 배분과 같은 버스회사의 수익과 근로조건을 좌우하는 정책·지원이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버스에서 나오는 모든 수입을 지자체가 일괄 수거한 다음 버스회사에 분배한다. 운송비를 제외한 적자분은 전액 지자체가 보전한다. 운행은 회사가 하지만 의사결정이나 책임은 지자체가 지는 공공경영시스템인 셈이다. 적자 노선을 유지하고 경영개선, 근로조건 향상에 기여하는 제도로 평가받는다.  
 
“인력난 해소, 숙련 인재 확보”…일본 기업 80%, 법정 정년 60세지만 65세 채택
 
이런 체제에선 정년을 늘려도 회사의 부담이 크지 않다. 아직 타결되지 않은 경기도의 협상 쟁점이 준공영제 도입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노선버스의 정년 연장이 다른 업종으로 파급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업종에 따라 확산할 가능성은 있다. 인력난을 겪는 곳이나 인적자본의 노하우와 경륜이 중요한 인사체계에서는 법정 정년(60세)보다 더 고용할 수 있다. 교수의 정년이 65세인 것도 그런 이유다.
 
세계적인 추세도 정년은 회사의 사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한다. 일본의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권장 정년은 65세다. 기업의 80%가 65세를 채택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을 타개하고, 숙련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일본에선 70세 넘게 일하거나 퇴직 뒤 촉탁 직원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국내 기업도 이런 흐름을 탔다. 2013년 57.5세이던 대기업의 정년퇴직 평균연령이 2017년 60.2세로 법정 정년을 넘어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하나투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이케아코리아는 정년을 65세로 늘렸다. 부영주택은 63세, 풍산·대한전선은 61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나이를 기준으로 한 정년제를 폐지하고 고령 노동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연구보고서를 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는 “저출산·고령화로 정년을 늘려도 일할 인력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업종의 특성에 따라 정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경우가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정년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지양하되 업종별 모델을 만들어 대비하는 것이 일자리만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대구=김윤호 기자 wolsu@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