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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③

모든 것은 그 자리에

모든 것은 그 자리에

나는 수영을 단조롭거나 지루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수영은 극단적인 기쁨과 행복감을 선사하기 때문에, 나는 때때로 일종의 황홀경에 빠지곤 한다. 나는 스트로크 하나하나에 매번 몰두한다. 그러면 마음이 자유롭게 둥실 떠오르며 넋을 잃어 트랜스에 빠진 듯한 상태가 된다. 나는 수영 말고는 그처럼 강력하고 건강한 도취감에 빠져본 적이 없으며, 수영을 하지 않으면 금단증상을 느낄 정도로 중독되어 있다.
 
13세기 스코틀랜드의 스콜라 철학자 스코투스는 ‘콘델렉타리 시비(condelectari sibi)’를 예찬했는데, 그 뜻은 ‘자신의 운동에서 기쁨을 찾으려는 의지’다. … 수영에는 본질적인 선(善), 말하자면 리드미컬한 음악 활동이 내재한다. 그리고 수영에는 부유, 즉 우리를 떠받치고 감싸는 걸쭉하고 투명한 매질 속에 떠 있는 상태가 주는 경이로움이 있다. -올리버 색스 에세이집 『모든 것은 그 자리에』 중에서.
  
 
신경과 전문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올리버 색스는 인간의 뇌와 정신활동에 대한 예리하고 우아한 글쓰기로 ‘의학계의 계관시인’으로 불렸다. 하루끼가 마라톤을 사랑했듯이 색스는 수영을 사랑했다. 결국은 몰입에 대한 얘기이기도 하다. 2015년 타계한 그의 마지막 책이다.
 
양성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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