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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밥 먹는 세상 올지 모릅니다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미세먼지 속 다이닝’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고 식사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미세먼지 속 다이닝’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고 식사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광장 한복판에 40개의 원탁 테이블이 있다. 흰색 테이블보 위에는 포크, 나이프와 함께 휴대용 산소통이 놓여 있었다. 300여 명의 손님이 자리를 채운 가운데 정갈하게 차린 코스 요리가 서빙됐다. 마스크를 쓴 손님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이들은 밥을 먹을 때만 마스크를 잠시 벗었다. 식사 중간에 휴대용 산소통에 입을 대고 산소를 마시기도 했다. 양쪽 도로에서 차들이 내뿜는 매연이 코를 찔렀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서 온 김혜숙(64) 씨는 “평소에는 마스크를 잘 안 쓰는데 도저히 앉아있을 수가 없어서 마스크를 끼면서 밥을 먹고 있다”며 “목도 아프고 코도 아프고, 밥을 먹는지 미세먼지를 먹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서는 ‘미세먼지 속 다이닝’ 행사가 열렸다. 서울의 중심부인 광화문광장에서 식사하면서 미세먼지의 폐해와 깨끗한 공기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자는 취지다. 여야 정치인, 학계 인사들을 포함해 전국에서 모인 3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영상축사에서 “물은 가려서 마실 수 있지만, 공기는 가려서 취할 수 없기 때문에 미세먼지와 싸움을 우리는 회피할 수 없다”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낮까지만 해도 ‘보통’ 수준이었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행사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점점 높아졌다.
 
식사가 시작된 오후 6시에는 가장 가까운 서울 중구 측정소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41㎍/㎥로 ‘나쁨(36~75㎍/㎥)’ 수준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도로에서 내뿜는 미세먼지까지 겹치면서 숨을 쉬기 불편할 정도였다.
 
이날 음식은 한식당 윤가명가의 윤경숙 오너 셰프가 준비했다. 윤 셰프는 “저는 만성폐쇄성 호흡기 질환자다. 미세먼지는 저한테는 바로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서 남의 일 같지 않다”며 행사를 기획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행사를 주최한 한반도평화에너지센터의 이병령 이사장도 “서울에서 가장 공기 나쁜 곳을 골라서 초대를 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까 민망하다”면서도 “미세먼지의 해악을 느껴보겠다고 와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반도평화에너지센터는 ‘광화문 레스토랑’ 후속으로 23일부터 7월 17일까지 9차례에 걸쳐 미세먼지 릴레이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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