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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총선 역할 요구 안한다, 심부름 시키면 따라야"

이낙연 국무총리는 15일 내년 총선에서의 역할론에 대해 “요구할 생각도, 기획할 생각도 없다. 다만 저도 정부 여당에 속해 있는 한 사람이니 심부름을 시키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우선은 제 역할을 제가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이같이 답변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 8일(현지시각) 에콰도르 순방 때 “총선에서 합당한 일을 하겠다”고 언급해 총선 역할론이 불거졌다. 이 총리는 ‘그 언급이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정부ㆍ여당에 속한 일원이기 때문에 뭔가를 시킨다면 합당한 역할은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에 대해 ‘진지하게 하신 말씀이 아니다’고 했는데 제대로 보셨다”고 답했다.
 
여론조사에서 범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선 “저로서는 조금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어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마음의 준비도 그렇게 단단히 돼 있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도 “행정부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제1야당 대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그분에 대해 깊게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지난 2년간 협치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참으로 아쉽게 생각하는 대목”이라면서 “예를 들면 개각에서도 야당 의원님들을 모시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만 거절당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민 생활이나 산업과 관계되는 부처 몇 곳에 적합한 의원님들을 구체적으로 선정해서 타진을 해드렸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며 “물론 대통령께서 동의하셨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또 “적폐청산은 일부러 기획해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전 정권 말기부터 이미 드러나고 있던 문제들의 수사가 아직까지 끝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치권에서 상대를 청산의 대상으로 보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매우 사려 깊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는 여당도 좀 더 신중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진보·보수) 분열의 양상이 때로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저도 직시하고 있다”며 “탄핵의 충격이 미친 영향 등을 감안하면서 좀 더 포용적 국정운영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토론회에서 이 총리는 국무위원 해임 건의권도 행사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시간이 지난 얘기인데, 대통령께 ‘문제가 크고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는 식으로 말씀드린 적이 있다. 그렇게 높은 분은 아니었고 지금은 정부에 계시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10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관료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발언이 언론에 노출된 것에 대해선 “청와대가 걱정했던 몇 가지 문제에 대한 답답함이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공무원 사회의 안정감, 일관성 같은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장ㆍ차관들이 보완해주셔야 한다고 어제 (국무회의에서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한국의 경제지표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명암이 뚜렷해지고 있다. 밝은 것도 있지만 어두운 것이 점점 더 어두워지는 경향을 띠고 있다고 본다”며 “엄중하게 직시해야 하고 비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고용시장에서 밀려 나가는 분들과 급속히 늘어나는 고령자에 대한 정책 보완이 굉장히 시급하다”고 했다. ‘대통령에게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전환을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께서 최저임금에 관련된 여러 논의를 아프도록 잘 알고 계시다”고 답했다.
 
한·일의원연맹 부회장 등을 지낸 이 총리는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과거의 상처에서 오는 문제들은 그것대로 대처해 나가되 그 문제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 판결 문제에 대해선 “사법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행정부가 나서서 무엇을 한다는 것이 삼권분립의 원칙상 맞지 않다”며 “6월 말에 오사카에서 있을 G20 때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면 모종의 원칙적 합의라도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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