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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쌍둥이 정답 확률 100만분의 1" 경제학자 부른 檢

시험문제 유출 혐의를 받는 전 숙명여고 교무부장 A씨가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업무방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시험문제 유출 혐의를 받는 전 숙명여고 교무부장 A씨가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업무방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저는 유출한 적이 없습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514호 법정. 쌍둥이 딸에게 시험지 정답을 유출했다는 의혹으로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에 대한 결심 공판이 열렸다. 결심에서는 보통 피고인의 최후 변론을 듣고, 검찰이 재판부에 얼마만큼의 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구한다. 검사가 현씨에게 마지막 신문 사항으로 “지금이라도 숙명여고 학생들과 학부모, 동료 교사들에게 사죄할 마음이 전혀 없느냐”고 묻자 현씨는 “저는 유출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검찰이 내세운 유죄의 근거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시험지. 시험지에 해당 시험 문제의 정답(원 안)이 적혀있다. [수서경찰서 제공]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시험지. 시험지에 해당 시험 문제의 정답(원 안)이 적혀있다. [수서경찰서 제공]

검찰은 이날 현씨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구형 전 최종 의견 진술에서 시험지가 유출됐다고 볼 수밖에 없는 다양한 이유를 댔다. 먼저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모든 과목 답안이 적힌 메모카드와 깨알 같은 글씨로 답이 빼곡히 시험지를 근거로 들었다.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 압수품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유출 정황. [수서경찰서 제공]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 압수품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유출 정황. [수서경찰서 제공]

 
시험 답안이 이상하다는 점도 꼽았다. 영어 과목에서는 시험 범위로 제시된 900여개 영어 문장 중 서술형 정답 문장 두 개만 각각 딸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었단 점도 짚었다. 화학 서술형 문제에서는 교사가 오답으로 낸 10:11이란 답을 둘째 딸만 전교에서 유일하게 적었다며 “답안 유출의 움직일 수 없는 증거”라고 못 박았다. 심지어는 교사가 이상한 정답을 적어 냈는데, 이를 똑같이 기재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풀이과정 없이 답을 냈거나, 잘못된 풀이과정을 적어두고 옳은 답을 체크한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아버지 현씨가 ^시험 전 답안지를 보관했던 금고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고 ^이 금고는 현씨 자리 뒤에 있었으며 ^현씨는 시험 직전 초과근무 대장에 기록도 하지 않고 야근을 하거나 주말 근무를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현씨가 얼마든지 답안을 가져갈 수 있었다”고 봤다.
 
계량경제학자까지 부른 검찰의 고심
이날 공판에서 검찰이 꺼내 든 마지막 카드는 ‘확률’이었다. 법정에는 계량경제학자가 증인으로 등장했다. 검찰이 경희대 경제학부 A교수에게 쌍둥이 딸에게 일어난 일들이 발생할 확률이 수학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계산을 의뢰한 것이다.
 
검찰은 자연계 정기고사에서 시험 종료 후 6개 답이 정정됐는데, '갑' 학생이 이 중 5개 답을 정정 전 정답으로 적었을 확률을 물었다. A교수는 “10만번 중 4.3번”이라고 답했다. 이어 인문계 정기고사에서 시험 후 4개 답이 정정됐을 때 '을' 학생이 이 중 3개를 정정 전 정답으로 적었을 확률을 물었다. A교수는 “100번 중 2.8번”이라고 답했다. A교수는 이 두 사건이 모두 발생할 확률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100만번 중 1.2번”이라고 답했다. 영어 시험도 분석했다. 영어 시험 범위에서 10개 단어 이상으로 구성된 문장 916개 중 갑과 을 학생이 각각 하나씩 선택한 문장이 모두 시험에 정답으로 나올 확률은 100만번 중 2.4번이었다.  
 
검찰은 지난 4월에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증인으로 불렀다. 이 교수는 법정에서 쌍둥이 자매들이 수사기관 조사를 받으면서 “티렉스(티라노사우르스)가 왔다 갔다 한다”는 등 환청과 환시 증상을 호소한 영상, 약물 처방기록 등을 분석해 쌍둥이 자매의 정신장애 증상이 “정신병적 증상의 전형성에는 상당히 벗어났다고 보인다”고 증언했다.  
 
“끓는점 도달했을 뿐” 추가 문자메시지 공개
반면 현씨 측은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현씨 측은 이날 공판에서 딸들이 아버지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추가로 공개했다. 현씨가 최근 구치소에서 딸에게 받았던 메시지가 문득 생각나 변호사에게 쪽지로 전했고, 이를 공개한다는 것이다. 문자는 수학 특별과외 클리닉을 받은 큰딸이 학교 시험 열흘쯤 전 학원에서 수학 시험을 보고 “이번 수학 시험 잘 볼 것 같아요”라고 보낸 내용이었다. 현씨 측은 이를 두고 딸들의 성적이 세간의 의혹처럼 한순간 급등한 것이 아니라 “(딸들의 노력이)끓는점에 도달해 성적이 올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현씨 측은 앞서 진행된 증인신문에서도 딸들이 친구로부터 받은 롤링페이퍼 등을 증거로 제출하며 “두 딸이 평소에도 조용하고 성실히 공부를 열심히 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씨는 최후 변론에서도 “이 사건으로 우리 가족은 물질·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며 “살아오며 가정에서 성실을 강조했고, 노력 없는 실적의 무가치함을 이야기했다”고 재판부에 공정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현씨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23일 열린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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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