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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대란 막은 일등공신은 '60→63세' 정년연장이었다

파업 돌입 직전 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이 타결된 15일 오전 서울역버스환승센터에서 버스들이 정상 운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파업 돌입 직전 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이 타결된 15일 오전 서울역버스환승센터에서 버스들이 정상 운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버스 대란은 막았다. 주요 도시에서 파업 돌입 직전에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됐다. 타결된 임금·단체협상에서 눈에 띄는 건 단연 정년 연장이다. 파업을 막은 일등공신이란 평가가 나온다.
 
서울 버스 노사는 현재 만 61세(지난해 합의)인 정년을 내년에 62세로, 2021년에 63세로 순차 연장키로 했다. 대구·인천·울산도 현재 61세인 정년을 63세로 늘렸다, 창원은 현재 60세인 정년을 63세로 연장했다.
 
대법원이 지난 2월 육체노동자의 취업가능 연한(정년)을 65세로 판결한 뒤 전국에서 대규모로 동시에 이뤄진 첫 정년 연장이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버스 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년 연장은 노사 모두에게 불가피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인력이 넘치는데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것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비칠 수 있지만 인력난이 있는 곳은 나이를 고용시장의 잣대로 삼을 수 없다는 뜻이다.
 
주52시간 인력 충원, 인력난에 정년 연장으로 대체
노선 버스 업계의 이번 정년 연장은 업계의 특성이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 만성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업종이어서다. 회사로서도 정년 연장이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택시의 경우 70세가 넘은 운전기사도 많은 상황을 고려하면 버스라고 다를 게 없다"는 게 버스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노조는 협상에 앞서 주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인력 충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는 버스 업계가 기사를 충원하기란 쉽지 않다. 이걸 정년을 늘림으로써 대체한 셈이다.
 
정년 연장된 곳, 준공영제 실시 지역…회사 부담 적어
정년이 연장된 지역은 공교롭게 준공영제가 실시되는 곳이다. 준공영제는 토지 공개념처럼 대중교통에 공개념을 접목한 체계다. 노선 배분과 같은 버스 회사의 수익과 근로조건을 좌우하는 정책·지원이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버스에서 나오는 모든 수입을 지자체가 일괄 수거한 다음 각 버스회사에 분배한다. 운송비를 제외한 적자분은 전액 지자체가 보전한다. 운행은 회사가 하지만 의사결정이나 책임은 지자체가 지는 공공경영시스템인 셈이다. 적자 노선 폐지를 방지하고 경영개선, 근로조건 향상에 기여하는 제도로 평가받는다.
 
이런 체제에선 정년을 연장한다고 해도 회사의 부담이 크지 않다. 각 지역 버스회사가 정년 연장을 받아들인 이유로 보인다.
 
아직 타결되지 않은 경기도는 준공영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29일까지 협상 시한을 연장했다. 경기도의 협상 쟁점이 준공영제 도입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국토교통부도 경기도에 준공영제 실시를 종용하고 있다.
 
일본도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기업 80%가 65세 채택
노선 버스의 정년 연장이 다른 업종으로 파급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업종에 따라 탄력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있다. 인력난을 겪는 곳이나 인적자본의 노하우와 경륜이 중요한 인사체계에서는 법정 정년(60세)보다 더 고용할 수 있다. 교수의 정년이 65세인 것도 그런 이유다.
 
세계적인 추세도 정년은 회사의 사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한다. 일본의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권장 정년은 65세다. 기업의 80%가 65세를 채택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을 타개하고, 숙련 우위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일본에선 70세가 넘은 고령자가 정년을 연장하거나 퇴직 뒤 촉탁 직원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일부 국내 기업도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모 조선업체의 경우 인사노무 담당자가 60세 가까운 나이에 임원으로 승진하고, 62세까지 근무하고 정년퇴직했다. 현재도 그는 회사의 인사노무담당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업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년 모델 만들어야"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는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업종의 특성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년을 운용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며 "더욱이 저출산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선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정년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지양하되 업종별 모델을 만들어 대비하는 것이 일자리만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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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