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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잘 받고 싶었다"…동급생 10명 답안지 조작한 고교생

부정 시험 이지미. [연합뉴스]

부정 시험 이지미. [연합뉴스]

 
강원 삼척시의 한 고교에서 3학년 학생이 동급생들의 서술형 답안지를 몰래 고쳤다가 적발됐다. 이 학생은 경찰에서 “대학 입시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고쳤다”고 했다.

 
강원교육청에 따르면 삼척시 A고교 3학년 학생인 B군은 지난 1일부터 3일간 치러진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 대체휴일인 6일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학생 10명의 답안지를 고쳤다. 문제가 된 과목은 영어와 국어였다. B군은 이들 과목의 서술형 답안을 지우개로 지운 뒤, 오답으로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관계자는 “B군은 자신과 성적이 비슷하거나,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의 답안지를 골라 틀리도록 수정했다”며 “연필로 쓰여 있는 답안지를 지우개로 지운 뒤 다른 내용을 적었다”고 말했다.
 
B군의 범행은 연휴가 끝난 지난 7일 영어 교사가 서술형 답안지 채점을 끝내고, 학생들이 점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맞는 답을 쓰고도 오답으로 체크된 학생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측의 전수조사 결과 영어뿐만 아니라 국어 과목도 고친 흔적이 확인돼 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2019학년도 첫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 3월 7일 대구 중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1교시 국어 영역 문제지를 받아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019학년도 첫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 3월 7일 대구 중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1교시 국어 영역 문제지를 받아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학교 조사 결과 두 과목의 서술형 답안지 일부는 동일한 필체로 첨삭이나 수정, 삭제되면서 정답이 오답으로 고쳐진 것으로 확인됐다. 영어는 서술형 3문항 중 2개가, 국어는 서술형 6개 문항에서 수정 사항이 발견됐다. 피해 학생 10명은 B군과 같은 반 친구도 있고 다른 학급 학생도 포함됐다.
 
이날 휴일이라 교무실 문이 잠겨 있었다. B군은 이곳과 연결된 상담실을 통해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경찰에서 “당시 책상 위에 놓여있던 서술형 답안지를 보고 우발적으로 답을 고치게 됐다. 서랍 안에 있던 답안지 일부도 꺼내 고쳤다”고 진술했다.
 
당시 OMR카드에 작성된 객관식 답안지는 별도 잠금장치가 있는 문제지 보관함에 있었다. 그러나 B군이 고친 서술형 답안지는 교사의 책상과 서랍에 있었다. 해당 교사는 “서술형 답안은 채점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개인 서랍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채점 중인 답안지는 평가 결과에 대한 전산입력이 끝날 때까지 이중잠금 장치로 된 문제지 보관함에 넣어둬야 한다”며 “해당 교사가 개인 책상에 답안지를 둔 것은 관리 소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고3 수험생 및 학부모들이 박람회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서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고3 수험생 및 학부모들이 박람회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서고 있다. [뉴스1]

 
B군은 지난 13일 오후 부모를 통해 자백했다. 학교 측은 선도위원회를 열어 B군에 대한 징계 수준을 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지 검토 중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생의 안전과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며 “학부모에게 아이를 다그치기보다는 관심과 애정으로 보호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는 오는 17일 재시험을 치른다.
 
삼척=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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