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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전 사상 최대 적자…이래도 탈원전 고집할 텐가

한국전력이 적자의 늪에 빠졌다. 올 1분기에 무려 6299억원(연결 손익계산서 기준) 영업 적자를 냈다. 1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의 손실이다. 탈원전이 엎친 데 유가 상승이 덮쳤다.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날치기하듯 월성 1호기 가동을 중단하지만 않았어도 적자는 상당히 줄었으리란 분석이다. 당분간 한전이 적자에서 헤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가 탈원전을 악착같이 부여잡고 있어서다. 원전에서 값싸게 만드는 전기는 줄고, 비싼 태양광·풍력 전기는 늘 터다. 유가 역시 불안하다. 여기에 원화 가치 하락은 연료비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대로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을 보듯 뻔하다.
 
돌파구는 분명하다. 공약에 얽매이지 말고 탈원전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결코 체면 깎이는 일이 아니다. 세계는 지금 그 길을 가고 있다. 프랑스는 원전 감축 계획을 10년 늦췄다. 75% 안팎인 원전 비중을 2025년까지 50%로 낮추기로 했다가 2035년으로 미뤘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유럽연합(EU)이 205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원전 비중을 지금처럼 25%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현재 한국의 원전 비중(23%)보다 높은 수준이다.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일본은 아예 탈원전을 뒤집고 원전 부활을 선언했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모델로 삼고 있는 독일에서조차 자성론이 나오고 있다. 시사지 슈피겔은 최근 ‘엉망이 된 정책, 에너지 전환의 실패 조짐’이라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독일 국민은 에너지 전환을 비싸고, 혼란스러우며, 불공정한 것으로 여긴다. 이젠 풍력발전소를 세우거나 송전선로를 설치하는 것도 곳곳에서 주민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국내 분위기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환경을 망친다는 이유로 태양광·풍력 반대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국민은 원전을 옹호한다는 사실 역시 여러 차례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다.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서명자는 45만 명을 넘어섰다.
 
상황이 이런데 정부가 탈원전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그건 전기요금 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국민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에 대해 “2020년까지 1만원이라는 공약에 얽매여 그 속도대로 인상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그런 유연성과 실용에 입각한 판단을 에너지 정책에서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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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